中 알리바바, '가성비' 앞세워 韓 클라우드 시장 공세

박수현 기자 2022. 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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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클라우드, 파트너사에 1.4조원 투자
아태지역 적극 공략 점유율 25.53%
韓 데이터센터 개소.. "공공시장 진출 가능성"
'중국산 클라우드=보안 위험' 인식은 한계
알리바바그룹 베이징 사무실 앞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창사 이래 첫 성장 둔화에 직면한 중국 알리바바가 클라우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앞으로 3년간 10억달러(약 1조4267억원)를 투입해 전 세계 클라우드 파트너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미 올해 한국 내 첫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바 있어, 국내 클라우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태국 푸켓에서 ‘알리바바클라우드 서밋 2022′를 열고 파트너 생태계 강화를 위해 총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파트너사의 펀딩, 리베이트부터 시장 진출까지 재무적·비재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이 밖에도 지역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출범해 파트너사가 진출 시장에 맞춰 사업을 현지화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셀리나 위안 알리바바클라우드 글로벌 사업 부문 회장은 “알라바바클라우드는 고객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고 부가가치를 더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비즈니스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롭게 강화된 파트너 전략은 파트너의 성장을 우선시하고 비즈니스 확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파트너와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현재 각국 1만1000여개의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일즈포스, VM웨어, 포티넷, IBM 등이 포함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알리바바클라우드의 서비스형인프라(IaaS)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9.5%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뒤를 잇는 3위였다. AWS와 MS의 점유율은 각각 38.9%, 21.1%였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그간 중국 항저우를 중심으로 전개하던 클라우드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0개에 달하는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시장 점유율 25.53%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2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는 창립 2년 만에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최근 핵심 사업인 커머스의 부진으로 그룹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을 때도 알리바바클라우드의 매출 성장은 이를 상쇄했다. 지난 6월 30일 마감된 202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보면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매출 176억8500만위안(약 3조52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경쟁사와 비교해서는 낮은 성장폭이었다. 같은 기간 AWS, MS, 구글클라우드의 매출은 20~30% 이상 늘었다.

국내 업계는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이번과 같은 투자 정책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리바바코리아에 따르면 알리바바클라우드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년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올해 초 국내 첫 데이터센터를 열면서도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총 100만달러(약 14억원) 규모의 크레딧을 제공하고, 경쟁사 고객일 경우 이용료의 50%를 깎아주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알리바바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부. /알리바바클라우드

일각에서는 알리바바클라우드가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등 정부 관계 부처는 이달 말까지 물리적 망 분리 조건을 없애는 방향으로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개편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CSAP의 물리적 망 분리 조건은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버와 민간 기업용 클라우드 서버를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조성하고 관리 인력도 별도로 둬야 한다는 내용으로, 해외 기업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참여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CSAP 개편의 목표를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 및 규제 개선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상은 제도 완화로 알리바바클라우드 등 글로벌 사업자가 한국 공공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단, 중국산 클라우드를 불신하는 국내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알리바바클라우드의 한국 사업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 등 이점을 고려해 알리바바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며 “보안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알리바바클라우드 이용 사실을 공개한 국내 기업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법인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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