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우리 양조장

2022. 9. 28. 05: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끔 세계 곳곳에서 생겨난 문명이 다양한 공통점을 지닌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 전통주 양조장이 생겨나고 편의점에서 다양한 주류를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외국에서 각양각색 주류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설계를 진행하기에 앞서 다른 양조장 설계 사례를 찾다보니 우리나라에 다양한 전통주가 각기 다른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 생산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원 철원에 있는 두루미양조장. 사진제공=최진보 건축사진가

가끔 세계 곳곳에서 생겨난 문명이 다양한 공통점을 지닌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어가 생겨나고 음악이나 미술의 근간이 생기며, 자연이나 특정물을 믿는 종교 그리고 조상이나 지도자의 장례를 보여주는 무덤 등이 존재하는 것이 좋은 예다. 또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술’이다.

인류가 경작을 시작하면서 식량이 충분해지자 이를 저장하는 방법이 생겨났다. 다음 곡식을 수확할 때까지 대비할 수 있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우연히 곡물이 발효되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쌀과 보리·옥수수·밀 같은 곡물과 포도나 사과 등 과일도 술의 재료가 됐다. 재료에서 독특한 맛과 향이 생기고 알코올 성분까지 더해지니 인류는 이를 중요하게 다뤘을 게다.

풍년이 들어 먹을 것이 남아돌았을 땐 술을 마음 편히 생산할 수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흉년이거나 전쟁이 발생했다면 어쩔 수 없이 생산이 중단됐으리라 상상해볼 수 있다. 양조의 방법이 발달하고 인류가 증류와 숙성의 과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술이 지나치면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기도 하나 적당히 마신다면 음식과 함께 어우러지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몇년간 코로나19가 일상을 덮치며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에 제한이 생기자 혼자서 혹은 가족과 함께 집 안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족과 홈술족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더 좋은 재료를 쓰는,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만든이의 정성이 담긴 술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여러 전통주 양조장이 생겨나고 편의점에서 다양한 주류를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외국에서 각양각색 주류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는 철원에서 전통주 양조장을 설계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지역에서 생산한 쌀과 깨끗한 물을 사용해 막걸리와 약주·증류주 등을 생산한다. 설계를 진행하기에 앞서 다른 양조장 설계 사례를 찾다보니 우리나라에 다양한 전통주가 각기 다른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 생산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 열린 주류박람회에는 수년 전과 견줘 월등히 많은 전통주 양조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많은 이들이 전통주를 맛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곡물이나 과일이 술로 변하는 과정은 참으로 신비롭다. 공기 중의 효모, 온도·습도의 미세한 변화까지 영향을 주기에 자연이 도와줘야 완성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좋은 사람과 근사한 식사를 할 때 그 음식과 잘 어울릴 만한 술 한잔을 함께 즐겨보면 어떨까. 단, 과음은 하지 마시길…. 

01010101401.20220928.900058514.05.jpg


박정연 건축사 (그리드에이건축사사무소)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