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 신문 쇠락기에 마을신문 도전.. "미디어로 지역 재생"
"균형발전 추구, 정보 소외 막을 것"
옥천신문이 면 단위 마을신문 ‘청산별곡’을 창간했다. 옥천군에서도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한 변방의 소멸을 막고 미디어를 통해 지역을 재생을 시도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간 풀뿌리 지역언론으로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인 옥천신문의 또 다른 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옥천신문은 지난달 12일 옥천군 청산면과 청성면의 소식을 다루는 마을신문 청산별곡의 창간호를 발행했다. 옥천신문이 위치한 옥천군 옥천읍에서 차로 40여분 걸리는 면 지역에 주간신문을 창간한 것. 발행인을 맡은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는 창간호 글을 통해 옥천군 안에서도 다른 생활권에 놓인 현실, 7개 읍면 중 인구감소폭이 매우 큰 두 면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옥천신문도 거리가 멀어 다른 읍면처럼 밀착해서 자주 갈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중략) 청산별곡을 꾸준히 발행하면서 면 지역 균형발전과 정보소외를 막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7일 현재까지 청산별곡은 매주 금요일 1개호씩 총 7개호의 신문을 냈다. 동명의 고려가요가 나온 원 고장이면서 “모든 사람은 ‘별’”이고, 그런 “청산의 다양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면 좋겠다”는 바람대로 신문은 타블로이드판 16개면에 빼곡히 ‘지역 중의 지역’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간 신문 1~2면엔 <면에 주거플랫폼과 영화관, 수영장 등 체육문화시설 시급히 필요하다>, <청산, 청성 주민자치총회 마쳐>, <도민체전 성화봉송, 청산에서 제일 먼저 시작되다>, <청산새마을지도자협의회, 독거노인위해 옥수수를 수확하다> 등이 실렸다.
매체는 변방의 목소리를 전한다는 데서 나아가 “미디어로 지역을 재생한다”는 큰 목표 아래 놓인다. 황 대표는 본보와 통화에서 “기자들은 사람들의 관계를 잇고 지역이슈를 끄집어내 지역의 비전을 생각하게 만드는 일을 한다. 단지 채널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지역 아카이브를 만들어 지역 공론장을 재건·활성화 하는 것”이라며 “라디오와 영상을 제작하는 소규모 미디어센터, 로컬푸드카페 등을 통해 지역문화를 풍성하게 하고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청년들이 지역을 찾는 보편적인 모델이 자리잡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 청산면 지역 청소년과 미디어 관련 일을 도모하는 청우미디어쉼터가 철공소 자리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지는 중이고, 직접 기자를 양성하는 청산저널리즘스쿨도 10월3일 개소식을 앞둔 상황이다.
이는 이제껏 “옥천신문이 옥천읍에서 해온 일들을 집적해 작은 면 단위에 이식하는 것”에 가깝다. 충북 옥천군에서 1989년 창간한 옥천신문은 풀뿌리 지역신문의 대표 사례로서 ‘옥수수’, ‘옥이네’, ‘오크’ 등 여러 신문·잡지를 발간해왔고 옥천FM공동체라디오 개국 역시 주도해왔다. 기자 양성을 위한 옥천저널리즘스쿨을 운영해왔고 지역문화창작공간·로컬푸드카페에도 관여해왔다. 다음 달부터 발행처가 사단법인 ‘커뮤니티저널리즘센터’로 바뀌지만 옥천신문의 인큐베이팅으로 청산별곡을 해당 지역의 거점 미디어이자 지역 재생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잡도록 하는 구상은 그대로다. 현재 신문제작엔 옥천저널리즘스쿨 인턴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청산별곡은 취지와 별도로 현실이란 시험대에 들게 된다. 매체 창간, 공간리모델링엔 지역신문발전기금, 카카오임팩트 펠로십 지원금 등이 투입됐다. 아직 구축하지 못한 홈페이지는 연내 옥천신문처럼 유료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지역에서 5가구 중 1가구가 구독하는 옥천신문만큼 향후 독자를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황 대표는 “자주 와서 밀착을 하니 새롭게 보이는 뉴스가 많다. 모세혈관이 살아나야 한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 여부가 고민인데 두 개 면 5000여명 중 10%까지 독자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옥천신문 기자가 7명(총 직원 15명)인데 청산별곡에 5~6명까지 기자를 별도로 채용하려 한다”고 했다.
Copyright © 기자협회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도 위기' 국제신문 구성원들, 기업회생 신청 - 한국기자협회
- "예산삭감 누구 때문이냐"… 대답없이 자리 뜬 방심위 간부들 - 한국기자협회
- '임명동의 부결' 진통 끝... SBS 보도본부 인사 마무리 - 한국기자협회
- 홍은호 뉴스웨이 편집국장 - 한국기자협회
- 공영방송 이사장 무리한 해임…국정조사 필요성 커진다 - 한국기자협회
- 방심위 노조 "예산 삭감 초래한 류희림 떠나라" - 한국기자협회
- 탄핵집회 모인 42만명 중 3분의 1 '2030 여성' - 한국기자협회
- 권태선 이사장 "방통위 항소하지 않는 것이 사과 표시" - 한국기자협회
- 법원 "남영진 전 KBS 이사장 해임 취소" - 한국기자협회
- 민주당, 방송4법 재발의… '직능단체 추천' 제외 - 한국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