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머리로 결승골..벤투호, 카메룬에 신승
전반 35분 터진 선제골 지켜
수비 조직력 안정 찾았지만
답답한 빌드업 여전히 숙제
'기대주' 이강인 끝내 벤치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소 한 자리 이상의 자리에서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 지난 경기에서 경기를 주도했지만 전환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실제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벤치에 남기면서 주장 손흥민을 전진 배치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두 독일파에게 공격을 맡겼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우영(알사드) 대신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내세웠고, 수비라인에서는 라이트백으로 김문환(전북 현대), 김민재(나폴리)의 짝으로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택했다. 카메룬은 주전 선수인 장에리크 막심 슈포모팅(바이에른 뮌헨), 안드레 프랑크 잠보 앙귀사(나폴리) 등이 빠져 있어 우리 대표팀에겐 위기가 많지 않았던 경기였다. 이재성과 정우영 등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 손준호를 도우며 중원에서부터 안정적인 양상으로 풀어 갈 수 있었다.
전반 초반부터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인터밀란)를 위협하던 대표팀은 전반 35분 이날의 유일한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좌측면으로 긴 패스를 보낸 뒤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떨군 공을 받은 김진수(전북 현대)가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고, 오나나 골키퍼가 막았지만 이어진 손흥민의 헤딩슛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 와서 머리로 골을 넣은 것은 2015년 1월 22일 호주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8강 우즈베키스탄전이 마지막이다. 프리킥에 이어 머리까지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그야말로 온몸이 무기인 공격수로 거듭난 셈이다. 이로써 2경기 연속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자신의 A매치 득점을 35골로 늘리며 통산 3위 박이천(36골)과의 차이를 좁혔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그동안 월드컵을 앞두고 출정식이 좋지 않게 흘러갔는데 이번엔 좋은 결과를 얻겠다"던 자신의 말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후반 종료 10여 분을 남긴 순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좌석을 가득 메운 붉은악마에게서 이강인을 내보내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약 9분 만에 부상을 당하는 변수까지 일어났지만 이강인은 끝내 벤치를 지켜야 했다. 9월 A매치 2차례에서 모두 뛰지 못했기에 이강인의 이름을 월드컵 최종 엔트리 26인 명단에서 보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한편 지난 23일 한국과 2대2 무승부를 거뒀던 코스타리카는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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