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년 만의 대우조선 매각, 혈세 낭비 책임은 추궁해야

2022. 9. 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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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그제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대우조선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과거 대우조선은 다섯 차례나 매각이 추진됐지만 그때마다 노조가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9년이 지나서야 매물로 내놓았고 매각 실패 이후에도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산업 재편의 적기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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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그제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대우조선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이 2001년 산은 관리에 들어간 지 21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 것이다. 방위산업의 강자인 한화그룹의 기술력이 이번 인수로 대우조선의 잠수함, 전투함 등 특수선 분야와 풍부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방산 분야의 도약과 조선업의 부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 통영시 소재 대우조선해양 전경. 대우조선해양 제공
매각대금 2조원을 놓고 헐값 논란이 불거진다. 그동안 국민 세금이 약 12조원 투입된 데다 2008년 한화그룹의 인수 가격도 6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당시는 조선업이 호황을 구가할 때여서 단순 비교는 별 의미가 없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총부채가 10조원을 넘고 부채비율이 676%에 이른다. 최근 10년간 누적 순손실이 무려 7조7000억원에 이르고 작년에도 1조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매각을 하는 게 국고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최종 매각까지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당장 대우조선노조는 어제 노조가 배제된 일방적 밀실 매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전면 투쟁에 돌입할 태세다. 과거 대우조선은 다섯 차례나 매각이 추진됐지만 그때마다 노조가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2019년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나서자 노조는 유럽연합(EU) 본부에까지 합병 불허를 요청하는 자해 행위까지 했다.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도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낙하산 경영진은 수조원대 부실을 감추기 위해 분식 회계를 일삼았다. 직원들은 실적 악화에도 수천억원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산은도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9년이 지나서야 매물로 내놓았고 매각 실패 이후에도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산업 재편의 적기를 놓쳤다.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 최근 조선업이 장기 불황을 끝내고 회복기에 들어섰다지만 과당 경쟁, 인력 부족,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가 즐비하다. 산은과 한화, 대우조선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노조와 직원도 매각을 돕는 게 살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제 더는 대우조선을 ‘세금 먹는 괴물’로 방치해선 안 된다. 이번 매각에도 공적 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혈세 낭비의 실상을 밝혀내 그 책임을 추궁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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