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대전'..여왕은 하나다
한·미 여자골프 ‘상금 1위’ 달리는
박민지와 이민지, 자존심 건 승부
국내 최대상금 대회 ‘최고 빅카드’
지난해 ‘스타’ 송가은 2연패 도전
한국과 미국 여자프로골프에서 각각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민지(24)와 이민지(26·호주)가 국내 최대 상금 대회에서 충돌한다.
박민지와 이민지는 29일부터 나흘간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 미국·유럽 코스(파72·6745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우승상금 2억7000만원을 놓고 최고선수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6승, 올 시즌 4승을 올리며 2년 연속 대세로 군림하고 있는 박민지(세계 16위)와 미국 LPGA 투어에서 시즌 2승을 거두고 ‘올해의 선수’를 향해 달려가는 교포선수 이민지(4위)가 벌이는 ‘민지 대전’이야말로 국내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최고의 빅카드다.
둘은 나란히 각 투어에서 시즌 상금 선두에 서 있다. 박민지는 10억485만원을 벌어들여 지난해(15억2137만원)에 이어 KLPGA 투어 사상 첫 2년 연속 10억원을 돌파했고, 이민지는 지난 6월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한 방에 180만달러(약 25억원)를 거머쥐는 등 374만2440달러(약 53억3000만원)로 2위 전인지(260만3128달러)에 앞서 있다.
박민지와 이민지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남긴 아쉬움을 풀어야 한다. 당시 시즌 6승으로 국내 투어 새 간판에 오른 박민지는 하나금융그룹 후원을 받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인 이민지,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겨룬다는 마음에 부풀었으나 예상 밖 난조로 컷탈락하는 상처를 입었다.
이민지는 지난해 파죽지세로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날 신인 송가은(22)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고 연장에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세계 7위 이민지가 160위 밖의 무명에 가까운 송가은에게 역전패한 게 화제가 됐다.
올해는 지난해(포천 아도니스)와 다른 코스, 환경에서 만난다. 박민지는 2주 전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가을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이민지는 LPGA 투어에서 최근 2대회 연속 컷탈락하고 들어와 1년 만의 한국 나들이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송가은은 자신을 스타로 탄생시킨 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지난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더한 송가은은 “프로 데뷔 후 첫 타이틀 방어전이라 생일이 다가오는 것처럼 설렌다”며 “최근 샷이 날카롭지 못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어 기대된다”고 의욕을 보였다.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김수지(26)가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세계 9위 김효주(27)도 지난주 타이틀 방어 실패의 아쉬움을 털고 연속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대상 선두 유해란(21), 평균타수 1위 박지영(26), 2022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임희정(22) 등 강자들이 모두 출전해 국내 최고상금을 노린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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