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진정? 기대인플레 두 달째 하락
주택가격전망, 역대 최저 수준
소비자들의 주관적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심리가 진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4.3%)보다 0.1%포인트 낮은 4.2%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물가 인식 수준은 5.1%로 전월과 동일했다. 특히 주택가격전망지수(67)는 9포인트나 급락해 8월(76)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들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7)도 한 달 사이 2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지수가 8월보다 낮아진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율이 다소 줄었다는 뜻이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4로 8월(88.8)보다 2.6포인트 올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8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5개가 상승했다.
향후경기전망(62·4포인트), 생활형편전망(86·3포인트)·현재경기판단(50·3포인트)·가계수입전망(96·2포인트)·현재생활형편(85·2포인트) 순으로 오름폭이 컸지만, 여전히 100을 밑도는 수준이다. 소비지출전망(109·-1포인트)만 소폭 뒷걸음쳤다.
황 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에 대해 “주요국 통화긴축,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과 대면 서비스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세도 다소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3∼20일, 전국 2405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윤주·정유미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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