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압박 공문·박진 해임안..여야 '외교참사' 대치 격화

조윤영 2022. 9. 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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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비속어 보도의 진상규명을 강조한 데 이어 대통령실이 이를 최초 보도한 <문화방송> (MBC)에 보도 경위를 밝히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27일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엠비시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티에프(TF)'를 꾸리며 대통령실과 '정언유착 협공'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국외순방 과정의 '외교 참사' 책임을 물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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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최초 보도' 문제삼아 압박
국민의힘 '진상규명TF' 구성 협공
민주당 "외교참사 책임 묻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비속어 보도의 진상규명을 강조한 데 이어 대통령실이 이를 최초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보도 경위를 밝히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27일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엠비시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티에프(TF)’를 꾸리며 대통령실과 ‘정언유착 협공’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국외순방 과정의 ‘외교 참사’ 책임을 물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대외협력비서관 명의의 공문을 <문화방송>에 보내 “동맹 관계가 훼손되고 국익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 경위를 상세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문화방송>은 대통령실의 ‘압박성 공문’을 이날 공개했다.

국민의힘도 “최초 보도한 엠비시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보도의 기본조차도 지키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항간의 돌아다니는 받은 글, 소위 지라시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 방송하는 건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구성된 ‘엠비시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티에프’는 28일 <문화방송>을 항의 방문한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운데)와 이수진(왼쪽)·오영환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들고 의안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의 ‘정언유착’ 공세에 맞서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이번 외교 참사의 최고 책임자는 윤 대통령이지만 박 장관에게 대신 책임을 묻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서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하여 주무 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를 찾은 박 장관은 기자들에게 “야당이 다수의 힘에 의존해 국익의 마지노선인 외교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므로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돼도 해임 효력은 없지만 대통령에겐 압박 수단이 된다. 앞서 민주당은 2016년 9월, 아파트 헐값 전세 및 초저금리 대출 특혜 의혹을 이유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해 다른 야당과 손을 잡고 의결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김 장관을 경질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힘자랑, 정부에 대한 협박’이라며 해임건의안 철회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의사 일정 협의가 안 되면 의안을 상정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는 한,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을 상정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하므로, 29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된다. 앞서 김재수 장관 때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발했지만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이 해임건의안을 직권상정했다. 김진표 의장 쪽은 이날 <한겨레>에 “해임건의안이 발의됐으니 여야 간 협의를 진지하게 해보라고 권유한 상태”라며 “국회법 절차와 전례를 들어보며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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