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관광특구 파고드는 '오피스텔'..무늬만 상업지역?
[KBS 부산] [앵커]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가 생활형 숙박시설 난립으로 주거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보도, 여러 번 해드렸습니다.
이른바 숙박촌으로 불리는 해운대 해수욕장 뒤쪽까지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먼저 해운대 난개발 실태를,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 해수욕장.
관광특구 해운대에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골목들이 보입니다.
간판 불은 모두 꺼져있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숙박업소가 몰려있던 곳이지만, 폐업으로 정적만 흐릅니다.
[인근 상인 : "해운대 쪽은 아무래도 손님이 관광객 비율이 높은데, 모텔이 지금 영업을 안 하니까 관광객이 많이 줄었어요."]
얼마나 많은 곳이 문을 닫았을까.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문을 닫은 해운대구 숙박업소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모두 55곳이 폐업했는데, 이 가운데 36곳이 모두 해운대 바닷가 쪽, 이른바 숙박촌에 몰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을 닫은 숙박업소들은 어떻게 개발되는 걸까?
개발 방향을 추적하기 위해 먼저 폐업한 숙박업소들의 등기부등본을 떼 봤습니다.
전체의 60%인 33곳, 주인이 부동산신탁회사나 부동산개발업체입니다.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일대가 '상업지역'이라 용적률 등 규제가 느슨한 데다, 옥상녹화 등을 하면 가로구역별 최고높이 제한도 피해갈 수 있습니다.
40층 이상의 '준초고층' 건물도 지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땅이 여기밖에 없잖아요. 개발 가능한 곳이. 상업지역이라 초고층도 가능하고."]
공사를 하고 있거나 건축심의 중인 곳 모두 40층 이상 오피스텔을 지을 예정입니다.
숙박촌 인근 마트 땅까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주상복합건물을 올릴 예정입니다.
[김관욱/해운대구 건축과장 : "(오피스텔을 짓는 이유가) 개발사에서는 소위말해서 팔고 나가는 형태를 선호하다보니까…. 오피스텔 같은 경우에는 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해줬습니다. (그래서 많아졌고) 구청에서 자체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힘들게 되어 있습니다."]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법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거단지로 전락해 관광특구의 기능을 잃고, 난개발로 도시 경관을 해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건물 사이 거리 규제를 받지 않는 곳에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할 수 있고, 도시 기반시설이 부족하니 교통난도 걱정입니다.
[강동진/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상업지역에 주거 기능을 넣어서 상업지를 활성화 시키려고 하는 것은 일종의 편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좀 더 일자리나 경제 지향적인 어떤 (관광특구의)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관광특구 해운대에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가 주거단지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한석규/촬영기자:윤동욱·한석규/그래픽:김희나/자료조사:강예진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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