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5000만원 → 2000만원" 싹둑 자른 광주시축구협회장
광주광역시에서 체육단체 회장의 출연금 문제가 또 도마에 올랐다. 민선 초대 시체육회장들이 출연금 축소·미납 문제로 잇따라 홍역을 치른 데 이어 광주시축구협회장도 당선 이후 출연금을 대폭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축구협회는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회장의 출연금 납부 관련 규약을 개정했다. 체육회장 출연금은 후보군 난립에 따른 과열을 막고 열악한 단체의 재정 여건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조항이다.
광주시축구협회 규약에는 “회장 당선인은 취임 2년 차부터 매년 출연금 5000만원을 본회에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축구협회는 납부 금액을 ‘매년 2000만원’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최만희 광주시축구협회장은 임기가 2024년까지로 당초 출연금 1억5000만원을 내야 했지만, 규약 개정을 통해 6000만원으로 절반 이상을 낮춘 셈이다. 그는 상반기에 출연금 1000만원을 내고, 이사회 의결 직후 1000만원을 추가로 내면서 올해분 출연금은 전부 부담했다.
최 회장의 출연금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경조사비 지원은 되레 확대됐다. 회장의 경조사비는 기존 화환(최대 5만원)뿐이었는데 축의·조의금(최대 10만원)까지 지원되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규약 개정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이사회를 열기 위해선 5일 전까지 각 이사에게 안건을 통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회장 출연금 삭감과 경조사비 증액은 사전에 통지되지 않고 현장에서 ‘기타 안건’으로 처리됐다고 한다.
이사회는 의장인 최 회장을 비롯해 전체 이사 27명으로, 당시 이사회에는 절반가량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축구협회 관계자는 “출연금이 과해 회장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절차대로 이사회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체육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체육회 관계자는 “미리 안건으로 알리지도 않고 당일 처리했다는 것은 친분이 있는 이사들끼리 짜고 친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앞서 2020년 민선 초대 광주시체육회장에 당선된 김창준 회장이 약속했던 출연금을 6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겪다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 바 있다.
심철의 광주시의회 부의장(교육문화위원회)은 “출연금 납부 문제가 불합리하다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놓거나 차기 회장부터 새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며 “(규약 개정 과정에서)회원들과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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