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 대통령 비속어 파문' 두고 국회서 잇단 충돌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탁지영 기자 2022. 9. 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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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서 "거짓 보도" "언론 탄압" 책임 물으며 고성 오가
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 야당의 대통령 사과 요구에 파행

여야는 27일 국회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으로 충돌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고성이 오가다 정회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면서 오전에 파행을 빚었다. 윤 대통령의 순방 발언으로 인한 정국 경색이 현실화한 모습이다.

운영위는 국정감사 실시계획서 채택을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윤 대통령은 욕설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며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를 언급하고 사과는커녕 언론을 탄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파렴치한 행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셀프검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걸 놔둘 수 없고 국회가 나서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현안보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같은 당 박영순 의원도 영국 조문 논란을 함께 거론하면서 “진실이 뭔지, 당시 수행했던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실 직원들은 뭘 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에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의 자유는 거짓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뉴스에 자막을 달아서 하는 것, 이상하지 않나. 본인에게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언론 보도가 문제였다고 반론을 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어떻게 보도가 되기 전에 정치권에서 그 말이 나오나”라며 “민주당의 이런 행태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운영위원장은 “아무도 박 원내대표 이름을 거명 안 했으니 이 정도 하고 끝내자”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신상발언 요구가 빗발치자 권 위원장은 “회의가 불가하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의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대통령실 해명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이 XX’라고 불렀다는 것인데, 그런 욕설을 들어가며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이 대통령이 요청한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진행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 뒷면에 ‘외교참사 책임 떠넘기기 언론탄압 중단하라!’라고 쓴 피켓 등을 붙여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복지부 장관은 5개월째 공석이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상임위에 맡겨진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 대치가 이어지자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오전 11시쯤 정회를 선언했고, 인사청문회는 오후에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에서도 자유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은 “윤석열 정부 해외순방 중 세 가지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했다”고 했고, 장경태 의원은 “국민의힘은 자중하고, 적반하장식 언론탄압을 멈추라”고 말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조미덥·탁지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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