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이용률 정체, 만족도 하락..OTT 옥석은 '콘텐츠'와 '가격'이 가린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난 상반기에 멈췄다. 유료 이용률 상승세가 멈칫한 가운데, 이용자 만족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발생한 비대면 특수가 사라지고, 시장이 포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OTT 기업과 기존 방송사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며, 콘텐츠의 질과 서비스 이용료가 기업 간 승패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전국 14세 이상 64세 이하 휴대폰 사용자 3만4,673명을 대상으로 지난 상반기 OTT 이용 현황을 조사해, 상위 7개 기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가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5명 중 3명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59%)와 비교했을 때 소폭 상승(2%p)한 결과지만, 2021년 상반기(50%)에서 하반기(59%) 사이 유료 이용률이 9%p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비대면 특수가 사라진 점, 유료 이용률이 60%를 넘어가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료 이용률 ‘넷플릭스’ 초강세 유지
플랫폼별 유료 이용률을 집계한 결과,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전체 응답자 중 넷플릭스를 이용 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37%에 달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유료 이용률 16%로 2위를 기록했고, 티빙(12%)과 웨이브(11%)가 뒤를 이었다.
2020년에 론칭한 쿠팡플레이(9%)와 2021년 론칭한 디즈니플러스(8%)가 두 자릿수 이용률에 근접한 모습이며, 왓챠는 4%대 유료 이용률에서 변화가 없었다.
대부분 OTT사의 유료 이용률이 작년 하반기 대비 1~2%p 늘었지만, 이전에 비하면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전반 만족률 대부분 하락
OTT 서비스별 전반 만족률을 5점 척도로 조사해 보니, 유료 이용률 순위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유료 이용률이 가장 낮았던 왓챠가 전반 만족률(5점 척도 중 4~5점 비율)은 64%로 가장 높았고, 유튜브프리미엄(62%), 디즈니플러스(59%)가 뒤를 이었다. 넷플릭스와 티빙은 58%, 웨이브는 51%였다. 쿠팡플레이는 47%로 이용자 절반도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인사트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디즈니플러스 만족도는 11%p나 떨어졌는데 론칭 전후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끝나 요금 만족도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디즈니플러스는 콘텐츠, 사용성, 요금의 3개 평가 분야 중 요금 만족률이 작년 하반기 72%에서 36%로 반토막이 났다. 왓챠의 경우 3개 평가 분야에서 고른 만족도를 얻은 덕분에 전반 만족률 1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토종 플랫폼 중에서는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해 하반기 유료 이용률이 늘면서 만족도도 크게 올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소 주춤했다”며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은 콘텐츠와 사용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요금 만족도는 평균 수준에 그쳤다. 쿠팡플레이는 여전히 요금 만족도가 높았지만, 지난 조사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이는 상반기 요금 인상의 여파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5명 중 2명 OTT 공짜로 본다
OTT 이용자 중 요금을 100% 자신이 부담한다는 응답은 평균 60%였다. 나머지는 40%는 다른 사람과 함께 부담하거나, 다른 사람이 전부 부담한다고 답했다. 5명 중 2명이 공짜로 OTT를 이용하는 셈이다.
넷플릭스 이용자의 경우 100% 자신이 부담한다고 답한 비율이 41%로 훨씬 낮았는데, 이들의 요금 만족률은 모든 서비스 이용자 그룹 중 최하위였다. 반면, 쿠팡플레이 이용자는 전액 본인 부담 비율이 89%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경우 요금이 혼자서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계정 공유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성향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쿠팡플레이의 경우 요금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2명까지만 공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것이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TT 시장 격전 예고…관건은 콘텐츠의 질과 이용료
전문가들은 국내 OTT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과 토종 기업이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방송사들도 OTT 수준으로 콘텐츠의 질을 높이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얼마나 재미 있는 콘텐츠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느냐가 기업 간 승패를 가를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용진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기존 방송사들이 OTT와 비교했을 때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며 “일례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역으로 OTT에 콘텐츠를 공급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방송사들도 OTT 급 콘텐츠를 내놓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OTT 기업은 더 이상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새로운 혁신이다. 과거 OTT = 드라마라는 공식을 깨고 국가대표 경기를 독점 공개한 쿠팡플레이가 그 예다”라며 “기존 OTT가 도전하지 않은 영역에서 참신함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기업이 성과를 얻을 것이다. 이를 두고 OTT 업계와 기존 방송사 사이 균형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원 교수는 또 “OTT 업계가 가족이나 친구끼리 묶어서 이용하는 다중 계정 접속을 잘라 내려는 게 변수”라며 “이에 따라 이용료 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텐데, 소비자가 어디까지 인내할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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