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식품기업에 "가격 올리지 마라" 압박..물가 부담 민간 전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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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들에게 가격인상 자제를 압박한 정부가 '부당한'이라고 단서를 달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러 이유로 상반기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 정부가 기업에게 물가상승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에 부당하게 편승해 식품기업이 물가안정 기조를 역행하고 있다는 정부 주장은 모든 부담을 민간기업에게만 전가하려는 행보로 읽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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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식품기업들에게 가격인상 자제를 압박한 정부가 '부당한'이라고 단서를 달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 오른 게 없을 만큼 원자잿값 폭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데 완제품 제조기업의 가격 인상을 비합리적인 조치라고 옭아매고 있어서다. 원자잿값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는 게 정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이유다.
그러나 오른 인건비는 환원이 불가능한데다 수많은 원자재 중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해 식품업계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인 압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27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품제조업체 대상 물가안정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식품업체들이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일부 업체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여타 업체가 부당하게 편승하면 민생 부담 가중 및 물가안정 기조의 안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율 부담과 인건비, 가공비 등 매년 오르는 비용 누적으로 시름하던 식품업계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 이유로 상반기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 정부가 기업에게 물가상승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의 고물가 기조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원부자잿값 급등, 달러 강세, 금리 인상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여기에 인건비와 가공비까지 급등해 가격 제품을 조정하지 않는 이상 적자를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에 부당하게 편승해 식품기업이 물가안정 기조를 역행하고 있다는 정부 주장은 모든 부담을 민간기업에게만 전가하려는 행보로 읽힌다는 지적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가격을 내릴 것이냐"는 게 정부 주장의 요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가격 인상요인을 한 가지로 단순화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한번 오른 인건비나 가공비, 일부 원자잿값은 이전 가격으로 돌아오는 게 거의 불가능한데 마치 단일품인 석유가격 공급 논리로 제품 인상‧인하 여부를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식품기업들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처한 상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 관계자는 "대체로 정부의 우려와 당부를 듣는 자리였다"며 "기업들은 사정을 봐달라, 우리도 힘들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부가세 등 규제 관련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다"면서도 "다만 대립각을 세웠다기 보다 서로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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