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관광 빗장 푸는 일본

심윤희 2022. 9.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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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족을 만나러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본에 있는 가족이 신청서를 작성해 나를 초청해줘야 했고, 비자도 발급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비자 발급에 1인당 5만원이 들었고, 나오는 데까지 시간도 일주일이나 걸렸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수고 없이 자유로운 일본 여행이 가능해진다. 일본 정부가 다음달 11일부터 외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다. 일본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020년 3월부터 68개국에 적용했던 비자 면제를 중단했다. 올해 6월부터 단체여행객에 한해 제한적으로 입국을 재개했는데, 다음달부터 개인 자유여행에도 문을 활짝 열기로 한 것이다. 일본은 최근 입국 전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입국이 가능하다

일본이 굳게 걸어 잠갔던 빗장을 푼 것은 규제 장기화로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여행·숙박 업계의 불만이 고조된 데다 엔화 약세로 관광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엔화는 달러당 140엔대까지 하락하는 등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 약세 상황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다.

2017년과 2018년 일본을 찾은 우리나라 관광객은 연평균 700만명 이상이었다. 하지만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노(NO) 재팬' 열풍이 불면서 교류가 끊기다시피 했고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1만8000여 명에 그쳤다. 그런 탓인지 일본 비자 면제 소식이 전해지자 억눌렸던 국내 일본 관광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포털 여행 카페에는 '오사카행 발권했어요' '먹방·온천여행 질렀어요'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여행상품 예약률도 치솟고 있고 항공사들은 앞다퉈 일본 노선 확대에 나섰다. 우리 외교부가 일본 관광객에 대해 8~10월 한시적 무비자 관광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인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두 나라 국민의 잦은 왕래가 꽉 막힌 한일 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길 기대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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