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수급·규제 등 넘어야 할 산도
상용화 문턱서 좌절 사례 많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해외에서 잇달아 낭보를 전하고 있지만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자금줄 가뭄에 미국 행정명령,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 일부 기업의 임상 중단과 실패까지 당장 넘어야 할 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극단적인 희비 교차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오 분야의 미국 내 생산을 골자로 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이 사업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요 업체들이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셀트리온은 필요하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를 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생산 압박이 커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업체도 그에 맞춰 대처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과 관련해 "정부 간 채널을 활용해 미국 정부의 후속 투자와 재정 지원, 인센티브 등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파악한 뒤 국내 기업에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행정명령 배경에는 '원료의약품' 수급난이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17년 35.4%, 2018년 26.4%에 이어 2019년 16.2%였다가 2020년 36.5%가 됐다. 최근엔 유한양행의 알포아티린리드캡슐이 원료 수급 문제로 생산 지연 문제를 겪었다.
이뿐만 아니라 유효성 입증 실패, 자금 부족 등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박셀바이오, 파멥신 등은 신약 임상을 중단했는데, 자금 부담과 사업성 우려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로타바이러스 백신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임상을 조기 중단했고,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급성췌장염 임상 1·2a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원이 늦어지면 임상, 라이선스 등 모든 것이 연기된다"며 "지금처럼 금리가 높고 바이오 투자가 어려운 시기에는 정부가 바이오 펀드의 공적 자금 규모를 키우고, 공공 출자 비율을 높여 모험자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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