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인구, 과학·데이터 기반 정책 필요"..어린이집 방문도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저출생 등 인구 문제에 대응하려면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회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해달라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면 개편을 포함한 범부처 차원 대책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구 대응 행보 연장선으로 어린이집을 방문한 뒤,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문제 대응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년간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 감소와 100세 시대의 해법을 찾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는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문제지만 적어도 우리 정부 임기 내 추세를 돌릴 수 있는 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자”면서 “특히 모든 부처는 정책 추진 시 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동력 하락 등 인구 정책의 관점에서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인구 문제 해결에 지역의 역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역이 스스로 동력을 찾고 발전해야 한다”며 “중앙지방협력회의, 이른바 ‘제2 국무회의’로 각 지자체를 돌며 정례화해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친 뒤엔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 학부모, 보육 노동자 등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장난감 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시장놀이에 참여해 장난감과 공책 등을 어린이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학부모 등과의 간담회에선 시간제 보육 서비스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건의사항을 청취했다.윤 대통령은 “대가족 속에서 자연스럽게 돌봄과 교육이 이루어졌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지역사회와 국가가 보육의 책임을 대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은 세종시 중앙부처 소속 세 자녀 이상 부모 공무원 17명과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부모와 자녀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일상의 회복과 행복을 느끼실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힘껏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남녀용 앞치마와 요리책’을 참석자들에게 선물하며 “여성 직장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남편의 가사 분담 아니겠느냐. 이 선물은 남편용이다. 저도 예외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사상자 8명이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화재 현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윤 대통령은 유가족들과 만나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라 마음이 착잡하다”며 “희생자분들 모두 열심히 살아온 분들임을 잘 알고 있다.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 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조문에 앞서 현장에서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지하 주차장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화재 원인을 감식해 달라. 정확한 원인 분석은 국가 기능의 기본”이라고 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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