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질환 유발해 주의

이승구 2022. 9. 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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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발생해 뇌혈관 막아 '뇌경색' 초래..조기 진단‧치료 중요
증상 있다면 생활 심전도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 내려야
금주‧금연 적극 권장..심장박동 이상 느껴지면 병원에 내방
게티이미지뱅크
 
부정맥의 일종으로 정상적으로 뛰어야 하는 심장박동이 느닷없이 빠르게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질환인 ‘심방세동’. 이 질환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는 2016년 18만954명에서 2020년에는 24만4896명으로 35.3% 증가했다.

심방세동은 그 자체로는 급사를 유발하는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생긴 혈전(피떡)으로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심장이 빨리 또는 느리게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의 하나로, 노인의 약 10%가 경험할 만큼 매우 흔한 질환이 되고 있다.

심장은 규칙적으로 온몸에 피를 순환시켜 주는 펌프 역할을 한다. 윗집인 심방의 동결절이라는 부위에서 전기를 만들어 아랫집인 심실을 규칙적으로 수축시킨다. 그런데 동결절이 아닌 심방의 다른 부위에서 마치 불꽃놀이 하듯 후루룩 전기가 튀면서 심방이 가늘게 떨리는 데, 이렇게 되면 심실도 영향을 받아 혈액이 힘차게 방출되지 못한다. 이것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을 앓게 되면 심장이 콩닥콩닥 두근대거나 불규칙하게 뛰어 불안한 느낌이 든다. 심박출량이 감소하다 보니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느낌,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당장 심장이 멈출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아예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심방세동이 나타나면 뇌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30%가 평생 한 번 이상 뇌졸중을 경험한다. 심방이 파르르 떨면 안에 있던 피가 심실로 내려가지 못해 고이게 되고 피가 뭉쳐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경색증이 발생한다. 

뇌경색증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시시각각 뇌세포가 죽어가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심방세동을 조기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심방세동은 보통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증상이 종일 지속되는 지속성 심방세동의 경우 심전도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지속적으로 심전도를 기록하는 생활 심전도 검사를 받게 된다. 1일에서 2주일까지 다양한 기간 동안 검사를 할 수 있다. 

만일 1년에 몇 번 정도로 증상이 뜸하다면 평소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간이심전도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심장 부위 피부에 작은 칩을 넣어두고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 기록장치도 있어서 최장 3년까지 기록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가 보급되면서 부정맥 경고 문구를 보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가 잘못 판독해 이런 경고가 뜨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을 방문할 때 심장 상태를 보여주는 결과를 출력해 제출하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치료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지, 나이, 뇌경색증 병력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기준을 넘어서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을 한다. 

또한 심방세동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심방세동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발작성의 경우 비교적 초기이기 때문에 약을 써서 리듬을 적극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치료를 한다.

약을 써도 부정맥이 강하게 튀어나오는 환자는 고주파로 해당 부위를 지져주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이나 심방에 작은 풍선을 넣은 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이상 부위를 찾아 영하에서 얼려 한 번에 없애는 ‘냉동 풍선 절제술’을 하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고주파 도자 절제술은 다리 정맥 부위를 부분 마취한 뒤 관을 삽입해 심장까지 밀어 넣어 시술하는 방식”이라면서 “심방세동의 다양한 원인 부위를 한 번에 시술할 수 있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부담이 적고, 통증과 위험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과음은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담배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연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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