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배수시설 보완, 대심도터널 적극 협력하겠다"['민선 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다]
지난 8월 115년 만에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인해 서울의 주요 도심지인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강남 지역은 안그래도 지대가 낮아 침수피해에 취약한 지형인데, 시간당 100㎜ 넘는 비가 쏟아져 내려 배수시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달 8일부터 31일까지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접수된 강남구의 주택·상가 및 도로·하천의 침수피해는 2239건, 이재민은 106명이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 23일 경향신문과 만나 “파손된 맨홀과 하수관로, 도로는 모두 정비를 마쳤고 양재천·탄천·세곡천 내 시설물과 침수된 공영주차장도 이달 중 복구 완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빗물받이 등 각종 배수시설을 다시 한번 점검 및 보완하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강남구에서 대규모 침수피해가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치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 10월까지 역삼초·논현초 주변에 하수암거(인공수로)를 신설하고 지하주차장 피해를 막기 위해 엔진 양수기와 엔진 발전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올해 연말까지는 역삼동 내 하수관 8곳의 낡은 하수관을 교체하는 등 빗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개량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가 2027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힌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에 대해 “강남지역은 비가 내리면 워낙 물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배수 펌프장 확충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불편사항이 생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어서 이를 잘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침수피해를 본 주민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 규정에 따르면 침수 주택에 대한 피해 지원금은 200만원이 최대 액수이다. 조 구청장은 “강남구 내 개포1동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으나 소규모 지원만 있었을 뿐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진 못했다”면서 “심각한 피해를 본 주민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재난지원금 추가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주민들의 폭우 피해와 관련해선 “사람들은 막연하게 강남구 주민들은 다 잘 산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강남은 사정이 어려운 이들도 많은 동네”라면서 “빈부 차이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복지재단을 활성화하는 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25개 서울 자치구 중 12번째로 기초생활 수급자가 많다. 임대주택 규모도 3번째로 많다.
그는 후보 시절 문화체육시설과 행정서비스시설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행정문화복합타운’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시유지인 대치동 세텍(SETEC)부지와 현재 구청이 자리한 구유지를 교환하는 작업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현 구청 청사는 1975년에 세워진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라 매우 낡았고 청사가 여기저기 분산돼 있어 주민들의 불편도 심하다”면서 “도쿄도청이나 텍사스 주청사처럼 문화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복합시설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강남구 도심공항터미널이 폐쇄될 예정이라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공항터미널 운영이 중단되면 시민들의 불편이 클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일 도심공항터미널, 한국무역협회, 국토교통부에 운영 정상화를 당부하는 서한문을 보냈다”면서 “중앙정부와 소통해 공항터미널이 정상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남구 도심공항터미널은 코로나19 여파에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지난 2020년 4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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