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발언' 공방 정확성이 핵심.."뚜렷한 결론 힘들 것"

김일창 기자 2022. 9. 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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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장' 접수 검경, 발언 정확성 선행돼야 결과 도출 가능..주장 제각각서 결론 주목
'바이든' '이 XX' 주장 엇갈려, 전체 영상 공개검증 목소리도.."해프닝으로 끝날 듯"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2.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이 27일 닷새째 정치권을 집어 삼킨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은 발언 내용의 '정확성'이 꼽힌다.

대통령실은 첫 보도에서 주장된 '비속어'와 '바이든'을 자체적으로 의뢰한 감정 결과를 토대로 모두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사안이 있고 나서 첫 발언인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규정했다.

민간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정밀 분석하는 분위기인데 결과는 제각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조차도 "저희 주장과 상반되지만 일부는 '말리면', '날리면' 이렇게 말하지 않나.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더라. 사실 확인이 좀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다. 정확한 발언 내용이 가려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검찰과 경찰은 개인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했다.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방송사를 상대로 한 고발이 주를 이루는데,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발언의 사실관계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수사기관의 공식 발표가 그나마 정확한 발언 내용을 알 수 있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발언 내용 중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바이든'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처음 보도한 언론은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대통령실은 음석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주면'이 아니고 '해주고', '바이든'은 '날리믄'('날리면'의 사투리)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주장대로라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된다.

'바이든'이고 아니고는 외교참사로 비화되느냐의 여부로 직결되는 만큼 이번 사안의 최대 쟁점으로 인식된다.

'비속어'도 정확성을 따져야할 부분이다. '쪽팔리다'라는 발언은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부분 '이 XX'는 듣는 이에 따라 주장이 엇갈린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이를 '이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실은 뉴욕에서 첫 반박 브리핑 때 '비속어'를 인정하는 듯 했다가, 서울에서 브리핑 때는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선회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다만, 이 비속어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그 발언이)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회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비속어가 사실로 드러나 국회를 향한 것으로 드러나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장에서 윤 대통령 가까이 있던 인물들은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거짓말 같지만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뒤따라 가는 입장이어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JTBC 인터뷰에서 "내가 들은 건 없다. ('이 XX'에 해당하는 부분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발언의 정확성이 드러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변 소음 등을 제거한다면 대통령의 발언이 오염될 수 있고, 사람마다 들리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포함 주변 사람들도 사실이 아니라거나 듣지 못했다고 한 것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추론으로 발언을 역으로 '해석'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미국 국회를 일반적으로 '의회'라고 표현하는 점, 미국은 여당이 다수당이라 바이든 대통령이 60억 달러를 공여할 때 의회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점 등을 들어 '바이든'을 언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반대로 우리는 '여소야대'라서 윤 대통령이 1억 달러를 공여한다고 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는 것이 미국처럼 쉽지 않다.

또 공개된 영상에는 없지만 박 장관이 윤 대통령 발언 직후 "내용을 잘 설명해 예산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본 영상을 검증해 이 부분이 드러난다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향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오보('날리믄'을 '바이든'으로 보도)인지 아닌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끔 윤 대통령의 뉴욕 행사 장면을 담은 "풀영상을 (공개하고) 검증하자"고 나섰다.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대통령 발언의 진실보다는 이 발언이 어떻게 유출됐는지에 이번 사안의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실체는 없고 공방만 있는 형국"이라며 "결국 뚜렷한 결론 없이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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