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맨파' 댄서들의 사랑과 전쟁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2. 9. 2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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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스맨파', 사진제공=Mnet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의 진행자 강다니엘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Guys Ready? Fight!"다. 그만큼 '스맨파'는 출연자들에게 끊임없이 싸움을 부추긴다. 그러나 '스맨파'의 댄서들은 단순히 적대감이라는 단어로 단정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갖는다. 그들은 날카로운 디스나 신경전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학원물을 연상시키는 공통된 열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쩔때는 '도깨비' 속 공유와 이동욱처럼 티키타카한 브로맨스를 선사하는 순간도 있다.

'스맨파'는 배틀이라 쓰고 사랑과 전쟁이라 읽는 일종의 치정 서사다. 내로라하는 댄서들이 모인 수많은 출연자들 중 단 한 크루가 우승자가 되고, 그 과정은 각자의 생존법에 의거해 프로페셔널을 내세우기도 하고 비열해지기도 한다. 이는 팀과 개인 모두에게 싸움판을 제공하며 더욱 다양한 모습의 치정 서사를 만들어간다. 이 쇼가 장황한 크루 소개는 생략하고 원형 무대에서 1대1 배틀로 보아, 은혁, 우영의 심사를 먼저 보여준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전쟁의 서막이다.

출연자들이 첫 촬영에서 자신과 크루의 이름을 건 1대1 배틀을 하고,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생겨나는 것은 Mnet의 여느 서바이벌 쇼와 닮아있다. 이 프로그램은 배틀을 통해 출연자들 중 누가 우승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모든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잡아 팬을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 때처럼 출연자들에게 거의 비슷한 출연분을 배분, 각자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집요하게 만들어낸다. 그들 중 반응이 온 출연자는 다음 회에서 분량을 좀 더 확보하며 자신을 알릴 기회를 얻는다. 때문에 누군가는 이런 기회를 얻기 위해 빌런을 자처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노제나 립제이, 가비 등 '스맨파'의 여자 버전이었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성공의 반할은 이러한 캐릭터의 힘이라 할 수 있었고, 이를 학습한 남성 출연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서사를 좋건 나쁘건 간에 튀기 위한 거침없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 과정은 결국은 여러 재미를 낳는 한 편의 치정극을 탄생시킨다. 

'스맨파', 사진제공=Mnet

제작진은 이러한 싸움을 부추기기 위한 장치를 곳곳에 심어놓는다. 평생 가수들의 백업 댄서를 해온 터라 뒤에 서는 것이 "죽기 보다 싫다"던 출연자들에게 댄서의 백업이 되는 수치를 안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이 굴욕을 피하기 위해 땀을 비오듯 흘리며 날카롭게 목소리를 높인다. 결국 백업 크루가 된 원밀리언의 리더 백구영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며 "20년 동안 춤을 췄는데 뒤에서만 했어요 계속. '스맨파'를 나오려고 보니까 제 춤 영상이 하나도 없더라고요"라며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서사를 낳기도 한다. 피튀기던 치정극이 학원물이 되던 순간이다. 

위댐보이즈의 부리더 인규는 거의 모든 팀에 디스를 퍼부어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하고, 상남자 캐릭터였던 크럼프 국내 최고 실력자 프라임킹즈의 리더 트릭스는 첫 크루 탈락에 아이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인규의 가벼운 입은 그가 춤을 춤과 동시에 실력으로 반전을 선사했고, 트릭스의 눈물에 치고박고 싸우던 출연진 모두가 공통된 마음으로 그와 포옹하며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어느 지점에서 변할지 모르는 사랑과 전쟁의 격동하는 반전감 넘치는 서사는 결국 '스맨파'를 볼 수밖에 없는 재미를 낳는다. 이와 동시에 저지들의 말마따나 돈 주고 관람해야할 것 같은 하이 퀄리티의 춤을 볼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의 프로페셔널함도 '스맨파'의 큰 재미다.

첫 탈락 배틀 이후 '스맨파'는 여러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와 동시에 화제성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남은 여정의 중요한 지점은 각자 매력을 어필한 캐릭터들이 다음 라운드에서 서로 부딪치며 더욱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물 간 접전이건 춤이건 간에 자극으로 승부수를 띄운 이 치정극은 더한 역치를 보여줘야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선공개된 각 크루의 메가크루 미션 영상으로 미루어 볼 때 이 같은 자극의 역치를 충족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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