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톨향' '과일향' 담배, 청소년 흡연 유혹.."가향 담배 규제 개선 필요"

최은경 기자 2022. 9. 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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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향 전자담배 수거하는 편의점/연합뉴스

멘톨·과일 등 좋은 향기나 맛이 느껴지도록 만든 ‘가향 담배’가 젊은층의 흡연 시도 및 흡연 지속을 유인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향담배 사용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와 함께 “가향 담배가 첫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27일 밝혔다.

가향 담배는 담배에 멘톨, 계피 설탕 및 감미료(포도당, 당밀, 벌꿀 등) 등을 첨가해 만든 담배 제품을 뜻한다. 일반담배(궐련), 액상 전자담배 등 유형과 관계 없이 대부분의 담배 제품이 가향 담배를 출시한다.

조사 결과 연구에 참가한 흡연자(지금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 5243명의 77.2%(4045명)가 가향 담배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2016년·64.8%)보다 12%p 이상 높아진 결과다. 질병관리청은 “젊은층의 가향담배 선호도가 커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만 13~18세 청소년 흡연자의 가향 담배 이용률은 85.0%로, 만19~24세(80.1%)와 만25~39세(74.5%)에 비해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이 청소년 흡연자의 가향 담배 사용률이 높은 이유를 심층 면접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가향 담배 혹은 가향 전자담배를 통해 흡연을 시작해 이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흡연을 해본 적이 있는 경험자(6374명) 67.6%(4310명)가 “가향 담배가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답변해, “영향을 주지 않았다(32.5%)의 두 배 이상이었다.

가향 담배를 선택한 이유는 특정한 향이 마음에 들거나, 가향 제품이 담배 냄새를 없애준다는 것이 뽑혔다. 13~18세 여성 청소년 흡연자는 ‘과일향’ 가향 담배를 선호했고, 나머지는 멘톨향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가향 담배는 금연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 비가향 담배로 시도한 경우보다 현재까지 흡연자일 확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 흡연을 지속할 확률도 10.9배 높게 나왔다.

반면 흡연자들 사이에서 ‘가향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은 직전 조사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2016년엔 비흡연자 95.5%, 비가향담배흡연자 93.1%, 가향담배 흡연자 92.0%가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 응답이 비흡연자 89.1%, 비가향담배흡연자 77.6%, 가향담배 흡연자 79.7%로 떨어졌다.

해외에서는이미 가향 담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멘톨 담배를 포함한 가향 담배 판매를 2024년까지 완전 금지한다는 입장이고, 캐나다는 2009년부터 가향 물질을 포함한 담배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멘톨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연구 결과 가향 담배가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이 가향 담배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쉽게 흡연시도를 하는 데 이용하는 만큼 규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만13-39세 남녀 흡연자, 비흡연자 등 1만30명에게 자기기입식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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