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인 마구잡이 불러 갑질 일삼는 '국감 악습' 끊어야

기자 2022. 9. 27.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음주 시작되는 올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인을 무더기로 불러내 호통치는 행태가 우려된다.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된 이후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국감에 민간기업인을 증인·참고인으로 부를 필요는 없다.

그런데 기업인을 불러 장시간 기다리게 하고, 망신을 주거나 엉뚱한 질문을 퍼붓는 등 증인 신청·선정부터 질의·응답까지 전방위 갑질 행태가 되풀이될 조짐이 벌써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음주 시작되는 올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인을 무더기로 불러내 호통치는 행태가 우려된다.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된 이후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국감에 민간기업인을 증인·참고인으로 부를 필요는 없다. 피감기관 답변을 검증하는 등 최소한의 경우에 예우를 다해 답변을 요청하는 게 옳다. 기업 관련 현안이 있으면 별도 청문회를 개최하면 된다. 그런데 기업인을 불러 장시간 기다리게 하고, 망신을 주거나 엉뚱한 질문을 퍼붓는 등 증인 신청·선정부터 질의·응답까지 전방위 갑질 행태가 되풀이될 조짐이 벌써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삼성, 현대, 포스코, 네이버 대표 등 총 17명의 일반 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안을 26일 가결했다. 국토교통위는 100여 명의 증인 명단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다른 상임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진행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도 대상이다. 제17대 국회에서 52명이었던 기업인 증인은 18대 77명, 19대 125명, 20대 159명 등 해가 갈수록 많아졌다. 이러니 ‘국정 감사’ 아닌 ‘기업 감사’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거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기업의 경영진은 증인으로 부를 수 있지만, 그간 행태를 보면 군기 잡기와 다름없다. 하루 종일 불러 놓고 10초 답변 기회를 주거나 스마트폰 담당 사장을 불러 반도체 문제를 질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밤 12시까지 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자 기업인이 “집에 가도 되느냐”고 위원장에게 묻는 일까지 있었다. 마구잡이 증인 신청을 했다가 지역구 민원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빼주는 식의 거래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한국 정치 수준은 밑바닥이지만, 한국 기업은 글로벌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저질 정치가 일류 기업을 괴롭히는 일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나. 국민 책임도 크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