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게임물과 게임법 분리..마냥 반기지 못 하는 게임업계

김한준 기자 2022. 9. 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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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과 사특위 사이의 확실히 구분해야 부작용 줄어"

(지디넷코리아=김한준 기자)게임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사행성게임물을 게임법이 아닌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사특법)에서 다루도록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행성게임물에 대한 효율적인 규제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업무 효율 상승이 그 목적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게임법 전부개정안 토론회에서 "사고가 터진 뒤 땜질 처방하는 게임법 체계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게임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임을 시사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사행성게임물에 대한 정의와 대상이 불분명해 부작용이 속출했다"라며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논의하고 법안을 만든다면 법안소위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

게임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나타내는 사례라는 반응을 보인다.. 토론회를 주최한 하태경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게임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해당 법안의 구체적인 발의 시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게임업계는 오는 10월 진행되는 국정감사 이후에 법안 발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토론회에서 하태경 의원은 사행성게임물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그 관리 주체를 사특위로 이관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제를 진행했다. 사행성게임물은 그 자체가 범죄인데 이를 게임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법에서 규제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게임위는 사행성게임물 관리를 위해 사행성게임물의 내용을 모두 검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방식이며 이는 게임위가 진흥을 위한 행보를 제대로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카지노나 화투 사행행위를 모사하는 게임에 대한 법령을 신설해 규제 대상을 명확히 해 일반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사특법상 참가자 처벌 조항을 신설해 공급자 위주로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현행법의 실효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 게임 관리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에 게임업계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를 줄이고 게임법이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법안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결정이라는 반응과 함께 자칫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다시 한 번 생겨날 여지가 있다고 경계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길 것은 우려하는 이들은 관리 주체가 사특위로 이관되고 그 대상이 사행성게임물로 국한되더라도 세간에 깊숙히 자리잡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 때문에 게임산업 전체가 다시 한번 오명을 쓸 여지가 있다고 경계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최근 논의되고 있는 법안이 내용과 그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게임산업은 오랜 기간 '게임은 사행 중독을 유발한다'는 오해를 받아왔으며 실제로 아직도 이런 오해를 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라며 "기우일 수 있겠지만 법안이 발의되고 대중에게 인식되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자칫 다시 한번 그런 꼬리표가 붙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된 토론회가 사행성게임물과 정상적인 게임을 아예 구분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 종사자라면 사행성이라는 단어가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움찔할 수 밖에 없다"라며 "법안이 사특위로 이관할 사행성게임물에 대한 기준을 완벽하게 세우지 않으면 약간의 확률 요소가 더해진 게임들도 모두 사특위로 이관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여지도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

이어서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사특위가 사행성게임물을 다루게 될 경우 게임위와 명확한 업무영역 조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멀쩡한 게임임에도 사특위가 다뤄야 할 영역의 게임이라며 게임위와 충돌하는 사례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런 세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법안이다"라고 말했다.

김한준 기자(khj1981@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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