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 "교회 오빠 이미지? 주사가 '전도'예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2. 9. 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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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윤,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바르다. 반듯하다. 배우 장동윤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일부러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제가 생활 자체는 바르게 하는 게 맞긴 해요. 하하. ‘교회 오빠’ 같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모태신앙이거든요. 술을 1년에 20번 정도 마시는데, 주사가 ‘전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저를 모범생에 완벽하게 바른 생활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100% 그렇지만은 않아요. 주책 맞고 아저씨 느낌도 있죠. 사람 좋아하고 촌스러운 면도 있고요.”

장동윤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파격 변신을 예고한 영화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을 개봉하는 소감부터 배우 생활에 대한 신념, SBS 월화극 ‘조선구마사’ 조기 종영 당시 심경 및 극복 방법 등 다양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 “서인국, 진짜 ‘상남자’…동네 형 같았어요”

그는 ‘늑대사냥’에서 비밀을 간직한 범죄자 ‘도일’로 분해 정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캐릭터를 표현했다.

“배우로서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 측면에서 매력있는 작품이었고요. 파격적인 장르인데 제 캐릭터는 기존에 하던 느낌에서 많이 벗어났다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퀄, 프리퀄에 예고됐으니, 그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보여줄 수 있겠죠?”

극 중 서인국이 맡은 ‘종두’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파열음을 낸다. 그러나 실제론 굉장히 좋은 형이었다고 자랑했다.

“진짜 인간적이고 친근해요. 흔히 말하는 ‘상남자’ 성격인데요. 듬직한 동네 형 같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죠. 평소엔 사투리도 엄청 심하게 쓰는데, 까다롭지도 않고 사람 냄새 나서 정말 좋았어요.”

영화 ‘늑대사냥’ 속 장동윤.



성동일, 손종학, 장영남, 정소민 등 다른 선배들도 그에겐 큰 응원군이었다고.

“이틀에 한번 꼴로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선배들에게 보냈어요. 스스럼없이 그런 걸 보낼 만큼 선배들 모두 열려있거든요. 영화 찍으면서 해장국도 먹으러다니고, 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인간적으로 대해줬어요.”

훌륭한 팀워크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만족도도 남다르다는 그다.

“토론토영화제서 처음 봤는데요. 제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라 수위가 센 영화들도 잘 보는데, 이런 스타일은 국내에서 본 적 없는 터라 영화를 사랑하는 한명의 관객으로서도 정말 신선하게 봤어요. 해외 관객들도 액션 장면이 나오면 박수치면서 환영하는데, 정말 열렬하더라고요.”



■ “‘조선구마사’ 조기 종영 이후, 신중함 얻었죠”

데뷔가 남다르다. 데뷔 전 편의점 강도를 잡은 뒤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은 소식이 지상파 뉴스에 보도되면서 소속사에 캐스팅됐다. 당시 금융권 회사 인턴으로 합격했지만, 고심 끝에 배우의 길을 택했단다. 돌아본 지난날이, 그에겐 어떻게 느껴질까.

“기적이죠. 숙명인 것 같기도 하고요.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편의점 강도를 잡았을 것 같아요. 아뇨. 더 적극적으로 잡았을 것 같아요. 그때 영상 보면 제가 좀 소극적으로 다가서서 아쉽더라고요. 하하. 이왕 잡는 것, 적극적으로 하고 싶네요.”

이전까진 ‘배우’란 직업을 떠올려본 적 없이 보통으로 살아온 터라, 지금 이 길을 걷는 데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마도 제 정신 건강은 배우들 중 최상위권일 걸요. 신앙의 힘도 있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다만 정신적으로 피폐한 캐릭터를 맡을 땐 이해가 어려운 면도 있어요. 그럴 땐 상황적으로 따져보려고 하죠. 신인 땐 누가 ‘한번 타락해봐야 한다’고도 말하기도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흔들리지 않는 성격 덕분에 2021년 역사 왜곡 논란으로 철퇴를 맞은 ‘조선구마사’ 사태에도 자신을 굳건히 다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은 것 같아요. 일단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고 했고,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걸 바로 인정하고 해결하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더 빨리 정신을 추스를 수 있었어요. 이후엔 제가 좀 더 일찍 그런 굴곡을 겪은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요. 배우로서 좀 더 성숙하고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였으니까요. 남들이 보기엔 제 성장의 폭이 크지 않아보여도, 제가 느끼기에 제대로 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요. 물론 작품을 고를 땐 더 신중해지려고 해요. 어쩄든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서 제 귀책 사유도 있었으니까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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