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영상, 진위따져야".. 기자단 "왜곡·짜집기 없었다"
대통령실 "尹 '이XX'는 야당을 지목한 것 아냐"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다”라며 “특정 방송사의 영상 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라고 성명을 냈다.
영상기자단은 “해당 발언이 취재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밝힌다”라며 “갑작스럽게 ‘글로벌 펀드 재정 기업 회의’ 참여 일정이 잡혀 대통령의 비속어가 담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비속어 발언은 영상 기자가 우리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안보실장 등과 함께 퇴장하며 해당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담기게 된 것”이라며 “시끄러운 현장이라 당시 이런 발언이 있는 것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도 처음엔 모르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라면서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경위로 영상이 돌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회 기자들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해당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 공유됐다.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해당 영상은 한국으로 송출되었고, 풀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라며 “당시 현장에서는 다른 일정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상기자단은 보도 이후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서도 유감을 전했다.
이들은 “엠바고 해제 후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순방 브리핑장에서 백 브리핑 형태로 기자 질의에 대답한 관계자는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라며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라고 했다.
또 “해당 영상은 풀 취재단이 찍은 영상이라고 재차 확인해 주었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라면서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더 이상의 왜곡을 멈추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해당 발언이 가진 문제점과 잇단 대통령실의 해명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국민의 혼란과 실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는 없고,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라며 “이로 인해, 영상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자유,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바”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먼저 진상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순방외교와 같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서 허위 보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악영향”이라며 부연했다.
이 부대변인은 “더욱이 동맹을 희생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이라며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라는 점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진상규명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나서 진상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여건도 녹록지 않다”라며 “여당에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언 속 ‘이 XX들’의 대상이 사실상 우리 국회를 칭한 것이었다는 홍보수석의 기존 해명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 소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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