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생은 아름다워' 최국희 감독 "母 생각나 도전..'최초' 수식어 부담"

한현정 2022. 9.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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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염정아 등 0순위 배우들과 호흡 영광"
"뮤지컬 첫 도전, 다신 못할 듯"
"엄마랑 다시 봐야겠다"는 관객의 한마디에 힘든 도전의 기억이 잊혀졌다는 최국희 감독.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첫 뮤지컬 영화에 도전한 최국희 감독.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충무로의 기대주’ 최국희(46) 감독이 '인생은 아름다워'로 생애 첫 뮤지컬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만난 최국희 감독은 예상 외로 덤덤한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많이 긴장된다”며 수줍게 웃더니 “모든 작품이 늘 그렇듯 완벽하게 만족할 순 없지만, 따뜻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명곡의 힘 덕분에 만족스럽게 봤다. 관객분들에게 위로가 될 영화”라고 소개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 분)과 마지못해 그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 여행을 떠나는 남편 진봉(류승룡 분)의 여정을 그린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조조할인',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다수의 대중가요 히트곡들을 녹였다.

“개인적으론 뮤지컬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고 운을 떼 최 감독은 “이 영화의 시작은 어머니였다. 글을 읽는데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더라. 세연 만큼은 아니지만 억누르며 사셨고, 가족을 위해 많이 희생하셨다. 공감되는 부분, 감정을 건드리는 지점이 상당히 많았다”고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애초에 뮤지컬 기획으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감동 받은 것과 동시에 자칫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로 보일 여지도 있어 우려도 됐어요. 만약 그 지점이 음악과 잘 조화를 이룬다면 새로운 색깔로 바뀌어 충분히 업그레이드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새로운 장르, 특히 '최초'란 수식어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단다. 데뷔작 '스플릿'으로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데뷔상, 제19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관객상을 받았고, '국가부도의 날'로 작품성과 흥행성도 인정받은 최 감독이지만 생소한 장르의 도전에는 적잖게 고민했을 터다.

최 감독은 “이야기의 힘에 끌려 선뜻 하겠다고는 했지만 뮤지컬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았고, 이런 장르도 처음이기 때문에 일단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만들면서도 계속 시행착오를 경험했고, 장애물을 넘고 또 넘으면서 작업했다. 클래식한 고전 뮤지컬을 비롯해 다양한 뮤직 비디오를 찾아봤고, 배우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준비 과정을 밝혔다.

또한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웠다. ‘뮤지컬을 다신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라며 “노래와 춤, 연기까지 다 잘하는 배우들을 만나 그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얼마전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는데 ‘엄마랑 다시 봐야겠다’는 말을 들었다. 힘들었던 마음이 한 번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더라. 관객에게 진심이 전해지고, 소통되는 순간 가장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든 질문에 연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최 감독. 그는 먼저 류승룡에 대해 “모두가 알듯, 한 박자 빠른 동물적인 감각이 있다. 일종의 빌런 역할인 진봉이지만 관객이 미워할 수 없게끔 보여야 했기에 여러모로 (류승룡 선배님이) 제격이었다"며 만족해했다.

이어 “염정아 선배님 역시 워낙 연기를 잘하시지 않나. 실제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제안드렸다. 선배님은 촬영 순서까지 모두 조율할 정도로 연기에 대해 많이 계산한다. 프로 중의 프로다.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고 함께 해 영광이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워했다.

“부부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의 다소 언밸런스한 그림도 좋았고, 두 분 다 워낙 연기를 잘하니까 시너지가 생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역시나 다 맞아 떨어졌죠.(웃음)"

최국희 감독은 류승룡 염정아 옹성우 박세완 등 출연 배우들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보였다.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염정아의 학창시절을 연기한 박세완에 대해서는 "우선 염정아 선배님과 너무 닮았고 연기도 잘해 주저없이 '원픽'이었다"며 치켜세웠고, 류승룡의 학창시절을 맡은 옹성우에 대해서도 “누구나 반할 수 있는 첫사랑 오빠다. 가지고 있는 게 너무 많다.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한다. 뮤지컬에 어울리는 배우"라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런 고민과 노력 끝에, 코로나19로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인생은 아름다워'는 무려 2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최 감독은 "후반 작업은 특별히 더 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영화 한 편을 더 찍었고,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더 손대지는 않았다. 좋은 시기를 만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OTT 플랫폼이 그 어느 때보다 발달된 지금 ‘극장 영화’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고 과제도 많아졌다. 확실한 차별점과 뚜렷한 장점, 무기가 필요한 것 같다”며 “우리 영화는 그런 점에서 꼭 극장에서 봐야만 할 이유가 충분하다. 큰 화면을 통해 춤과 노래,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우울한 일이 끊이질 않는 요즘, 오랜만에 편안하고 따뜻한 영화로 위로 받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28일 개봉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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