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애니메이션, 더 가까워진 '최고의 동반자'

문원빈 기자 2022. 9. 2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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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확장, 대중화 등 게임의 재투자 방안 중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콘텐츠
- 2022 에미상 수상으로 다시금 게임 애니메이션 열풍을 일으킨 라이엇게임즈 '아케인'

지난 9월 7일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갔다. 게임을 문화 예술로 인정하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게임이 문화예술의 시민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날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함께 문화예술의 범주에 들어갔다.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까운 두 콘텐츠가 동시에 경사를 맞이한 셈이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IP 확장, 대중성 확보, 스토리 추가를 위해 지속적으로 상부상조해온 관계다. 게임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내거나 제한된 분량으로 상세한 이야기를 전하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게임으로 극복했다.

일본 타입문의 유명 IP '페이트'는 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화에 성공했다.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은 2005년 당시 최고의 그래픽 기술력으로 제작한 '어드벤트 칠드런'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의 후일담을 선사해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게임 업계의 애니메이션 활용은 현재 진행형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IP 기반 애니메이션 '아케인'은 특정 세계관의 세부 스토리를 독특한 작화로 상세하게 풀어내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 결과 2022 에미상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6일 호요버스의 대표 게임 '원신'이 3.1 업데이트 특별 방송에서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유포테이블과 함께 원신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원신은 세계 최고의 서브컬쳐 게임으로 우뚝 선 게임이다. 

유포테이블 또한 공의 결계, 페이트 제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귀멸의 칼날 등 수많은 대작들을 선보여 전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거듭났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퀄리티 대표 주자들의 만남은 게임 팬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팬들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이외에도 포켓몬스터, 페르소나, 우마무스메, 몬스터 헌터 길드의 전설, 파이널판타지15 킹스 글레이브, 철권 블러드라인,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 등 다양한 게임 기반 애니메이션이 등장했고 최근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출시를 기점으로 니어 오토마타, 명일방주 등 유명 게임 애니메이션이 다수 예고되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 사이버펑크 2077 "반등 포인트 이끈 애니메이션"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공식 예고편

폴란드의 게임회사 CDPR이 제작한 '사이버펑크 2077'이 게임에서의 부진을 애니메이션으로 극복했다. 아쉽게도 한국은 철권 블러드라인처럼 심의가 통과되지 않아 감상할 수 없다.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전까지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2020년 12월 출시 이후 수많은 버그와 엉성한 게임성으로 혹평을 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버그가 발생했다. 대다수의 유저가 불만을 토로했고 대규모 환불 사태가 벌어졌다.

게임업계의 흑역사로 남은 이 게임은 지난 9월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트리거가 제작한 이 작품은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새로운 주인공 일행의 시점에서 나이트시티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게임 속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줄기차게 들어오던 라디오 속 음악 등이 원작을 즐겼던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애니메이션의 흥행 이유는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에 있다. 각종 버그가 문제로 지적됐지 스토리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애니메이션은 버그와 관계 없이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만큼 호평을 받는 현 상황은 당연한 순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 게임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추지 않아도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평론가들은 "매력적인 비주얼, 스토리 부문의 완성도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주목을 받은 사이버펑크 2077은 1.6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9월 19일 기준 스팀 플랫폼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역주행을 자랑 중이다. 2023년 출시되는 확장팩 '팬텀 리버티'로 2020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명일방주 "게임의 매력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다"

- 명일방주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 공식 예고편 3탄

지난 24일 요스타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명일방주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의 공식 예고편 3탄을 공개했다. 

명일방주는 디펜스 방식을 통한 전략성을 부각시켜 차별성을 제시한 모바일 디펜스 RPG다.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차별화된 게임 방식,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수차례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인기 모바일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애니메이션으로 최적의 소재다. 문명을 일군 에너지원이지만 동시에 광석병이라는 불치병을 안고 있는 '오리지늄' 그리고 곳곳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하는 행성 '테라'를 무대로 각종 위험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갈등과 재앙의 원인을 분석하는 단체 '로도스 아일랜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중 유저는 기억을 잃은 박사가 되어 로도스 아일랜드 및 협력 단체들의 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적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을 막아내는 흐름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은 게임의 1부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예고편은 작중 주인공 아미야가 게임 속 유저인 박사에게 로도스 아일랜드의 존재 이유와 앞으로 맞서게 될 리유니온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는 형태로 시작한다.

아미야와 박사를 비롯해 니어, 첸, 텍사스, 엑시아, 리스캄, 프란카 등 로도스 아일랜드 및 로도스 아일랜드와 협력하는 주요 캐릭터 외에 리유니온의 간부진과 미샤 등 1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작화가 공개됐다.

유저들은 "가슴이 웅장해지네", "중국 게임사들도 이렇게 외부 콘텐츠에 신경을 쓰는데 한국은 도대체 뭐하는 것일까?", "퀄리티 대박이다", "명일방주가 스토리도 괜찮지만 게임성 자체도 나쁘지 않아", "애니메이션으로 신규 유저 많이 유입됐으면 좋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과 응원을 전했다.

명일방주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은 오는 10월 29일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시청 가능한 플랫폼에 대한 정보는 추후 공개된다.

 

■ 니어 오토마타 "원작의 흥행 애니메이션으로 이어간다"

- 니어 오토마타 버전 1.1a 공식 트레일러

스퀘어에닉스의 히트 게임 '니어 오토마타'가 2023년 1월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정식 제목은 '니어 오토마타 Ver 1.1a'로 애니플렉스의 자회사 A1-픽쳐스가 제작했고 마스야마 료지 감독과 나카이 준 캐릭터 디자이너가 지휘봉을 잡았다.

니어 오토마타는 스퀘어에닉스와 플래티넘게임즈가 공동 제작해 지난 2017년 출시한 액션 RPG다. 요코 타로의 컬트적인 스토리와 세계관 그리고 요시다 아키히코의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 등으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플래티넘 게임즈 특유의 화려하면서 짜임새 있는 배틀 요소도 흥행에 한몫했다. 특히 BGM은 그 해 게임 관련 시상식을 점령했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덕분에 400만 장이라는 니어 시리스 사상 역대급 기록을 달성했다.  

기자도 출시 당시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에 흠뻑 빠져 난이도를 변경하면서 9회차까지 즐겼고 컬렉터즈 에디션을 비롯해 목걸이, 피규어, 인형 등 각종 공식 굿즈를 구매했다. 오는 10월 6일 발매되는 닌텐도 스위치 이식 버전인 'The End of YoRHa Edition'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니어 오토마타 Ver 1.1a의 스토리는 원작과 다르다. 게임을 개발한 요코 타로 스퀘어에닉스 디렉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구성을 결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1화의 개요를 게임과 전혀 다른 애용으로 제출했더니 전부 기각당했다. 지금 생각하면 전부 기각당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2B, 9S, 포드 042, 포드 153의 성우는 모두 원작과 동일하다. 애니플렉스 온라인 페스트에서 공개된 티어 영상을 본 팬들은 "작화 마음에 든다",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보니 반갑다", "전투 연출 너무 기대된다", "게임에서의 장면도 보이네" 등 기대감을 표했다.

등장인물 외에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애니플렉스의 설명에 따르면 니어 오토마타 Ver 1.1a 관련 정보는 오는 10월부터 캐릭터 홍보 영상 등 각종 트레일러로 공개될 예정이다.

 

■ 원신 "유포테이블과 원신? 이름만 들어도 웅장해"

- 원신 장기 프로젝트 개시·콘셉트 PV

호요버스의 대표작 '원신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유포테이블과 협업해 원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장기 프로젝트로 소개된 만큼 출시일이 확정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신은 2020년 9월 출시된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팬심을 자극하는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게임의 재투자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선보인 운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연 매출 18억 달러(약 2조5776억 원)을 기록했고 여전히 글로벌 최고의 흥행세를 자랑 중이다.

지난 16일 호요버스는 원신 3.1 버전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온라인 쇼케이스 막바지에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영상을 공개했다. 3분 분량의 영상에서는 게임의 주인공 아이테르·루미네와 페이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제작사의 이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페이트 시리즈로 이미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을 열광시킨 유포테이블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으로 그 명성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팬들은 원신의 경우 전투에서의 액션감과 박진감이 다소 부족했는데 유포테이블의 작화와 연출이라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거라고 분석했다.

유포테이블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전투 액션이다. 특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과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그리고 '귀멸의 칼날: 환락의 거리' 편에서의 전투 장면은 현존하는 애니메이션 중 가히 최고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팬들은 "재투자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주네", "퀄리티 미쳤다", "이 게임이 존재할 때 태어나서 다행이다", "유저보다 더 게임을 사랑하는 개발사", "유포테이블이라는 이름만 보고 만족했다", "이 정도로 공을 들여야 게임을 문화라고 인정받을 만 하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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