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양변기와 입식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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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화장실이 흔히 양변기로 불리는 좌식 변기로 대거 교체되는 등 '개선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학교 관계자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반문했다.
좌식 변기로 모두 바꾸는 것을 개선이라고 할 수 있냐고.
그의 반론인즉,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좌식 변기를 꺼리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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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화장실이 흔히 양변기로 불리는 좌식 변기로 대거 교체되는 등 ‘개선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학교 관계자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반문했다. 좌식 변기로 모두 바꾸는 것을 개선이라고 할 수 있냐고. 그의 반론인즉,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좌식 변기를 꺼리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이다. 가족 공동체인 집과 달리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는 타인들이 용변을 본 자리에 앉는 것을 비위생적으로 여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논지다. 일부 학생들은 좌식 변기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것이 싫어 화장지를 위에 덧대거나 변기 위에 올라가 위험하고 불편한 자세로 쪼그리고 용변을 보기도 한단다.
반면, 거부감 없이 좌식 변기에 익숙한 아이들은 쪼그려 앉는 전통 변기에서는 용변을 보지 못해 온종일 참다가 집에 귀가한 뒤에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변기 사용을 놓고도 이용 양태가 확연하게 엇갈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서양의 전통적 문화 차이를 고려할 때 화장실 못지않게 최근 가장 큰 변화상을 보이는 곳이 식당이다. 필자가 살고있는 강릉을 놓고 보더라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의자에 앉는 입식이 대세가 됐다. 필자는 지난 추석 연휴 때 입식 식당 안에서 신발을 신으라는 주인장 얘기를 듣고 황급히 신발을 다시 챙겨 신는 멋쩍은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물론 어르신과 장애인, 외국인 등은 의자에 앉는 것이 한결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방바닥에 풀썩 눌러앉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온돌 문화의 영향으로 겨울철에는 데워진 방바닥에 몸을 지지는 것을 잠깐의 호사로 여기는 이들도 많다. 입식 식당에 들어가면 업무의 연장선에서 무슨 회의 하듯 식사를 하는 것 같아 별로 탐탁지 않다는 이들도 있다.
사정이 그러하니 이용 양태를 고려한 변화여야 ‘개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휴게소나 터미널, 공공시설이 일률적 변화를 꾀할 때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있다면 그것은 개선이 아니다. 이용 양태에 따라 일정 비율을 맞추면서 청결과 편리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배려라고 하겠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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