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북한대사 "한-미 연합훈련, 전쟁 도화선 불붙이는 행위"

이본영 2022. 9. 2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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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6일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이날부터 한-미가 동해에서 진행하는 연합 해상훈련에 대해 "명백히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북한이 이달 8일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핵 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한 것에 대해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변함없는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기 주권과 근본 이익을 보위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또 다른 정답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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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 투입 동해 연합해상훈련 맹비난
"미국이 핵무력 법령 채택하게 만들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연합뉴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6일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이날부터 한-미가 동해에서 진행하는 연합 해상훈련에 대해 “명백히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지금 조선반도의 안보 환경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가중되는 대조선 적대시 책동으로 말미암아 긴장 격화와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다 엄중한 위험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 시각에도 조선반도 주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을 비난했다. 한-미는 이날부터 29일까지 동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위시한 함정들을 투입해 연합훈련을 한다.

김 대사는 북한이 이달 8일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핵 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한 것에 대해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변함없는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기 주권과 근본 이익을 보위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또 다른 정답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미국의 적대시에 항거하여 핵 무력 정책 법령까지 채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놨다”고 했다.

김 대사는 “며칠 전에도 미국 대통령은 바로 이 자리에서 이른바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유엔 제재를 계속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 했다”며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저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하여 압박을 가하는 그런 유엔 제재는 인정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보리 제재는 여러 핵보유국들 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만을 반대하는 가장 강도적이고 극악한 제재”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이라는 표현을 통해 한국을 함께 비난했다.

한편 김 대사는 북한이 “100여일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결정적 승리를 이룩하였다”고 밝혔다. 또 “나는 이 기회에 (북한 정부의) 위임에 따라 우리 나라의 방역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 의향을 밝힌 여러 나라들과 국제기구들에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 국제기구 등이 북한의 방역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이다. 다만 지원 의사를 표명한 나라들을 거명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포괄적 차원의 사의로 이해된다.

김 대사의 연설 뒤 한국 쪽이 발언을 신청해 남북 간 설전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의 배종인 차석대사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불법일 뿐 아니라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주유엔 북한대표부 관계자도 발언을 신청해 “한국 측의 도발적 언급을 거부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무력 증강 노력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에 있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남측과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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