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재활 이겨낸 정현 "코트에서 먹고 자고 싶을 만큼 좋다"
복식만 출전..권순우와 호흡 맞춰
"무리하지 않고 경기력 끌어올릴 것"
2018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 역사를 쓴 정현(26·사진)이 긴 공백기를 보내고 코트로 복귀하며 만감이 교차한 소감을 전했다.
정현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11만7930달러)에 복식 선수로 출전한다. 현재 국내 최고 랭킹(121위)에 올라 있는 권순우(25)와 호흡을 맞춰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복식 92위·멕시코)-트리트 후에이(복식 99위·필리핀) 조를 상대한다.
정현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가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활하고 코트로 돌아오는 데까지 정말 오래 걸렸지만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 기분 좋다”며 “결과는 어떨지 모르지만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주가를 높였다. 같은 해 4월에는 개인 최고 랭킹 19위까지 찍어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잦은 허리 부상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면서 잠재력을 채 꽃피우기도 전에 내리막을 걸었다. 재활과 복귀를 반복하다 2020년 9월 프랑스오픈으로 예선 2회전에서 탈락한 뒤로 공식 대회 출전이 없었다.
마침 1996년 KAL컵 이후 26년 만에 열린 국내 ATP 투어 대회에서 주최 측의 배려로 기회를 얻었다.
그사이 공식석상을 자제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만 개인 근황을 종종 알려왔던 정현은 “(지난 2년간) 단순히 재활만 한 건 아니고 중간중간 테니스장에 나가 테스트도 해봤는데 허리가 좋지 않았다. 재활하고 훈련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복귀에 더 조심스러웠다. 너무 오래 경기장에서 멀어져 있어 위축된 부분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단 통증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시련을 통해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정현은 “재활 기간에 테니스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내 마음은 코트에서 먹고 자도 될 만큼 즐겁다”며 미소지었다.
실전 공백이 길었던 만큼 이번 대회는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정현은 “좋은 경기력으로 가는 과정으로 삼겠다. 복식만 출전하는 것도 그런 의미다. 일단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현은 2014년 고교생으로 대표팀 맏형 임용규와 복식조를 이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정현은 다음달 10일 서울오픈챌린저에서 단식에 출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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