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잘 했어" SSG 22세 거포에겐 조언보다 위로가 필요했다

2022. 9. 2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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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분히 잘 했어.”

SSG 거포 유망주 전의산(22)의 최대장점은 연차대비 변화구 공략 능력이 좋다는 점이다. 방망이에 힘을 싣는 재능이 탁월하면서 변화구 공략도 어느 정도 가능한 건, 1군 적응에 상당한 장점을 지닌다.

실제 전의산은 6월 1군에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적응하며 주전 1루수로 자리를 굳혔다. SSG가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을 내보내기로 최종 결심한 것도 전의산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새 외국인타자로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가 입단하면서, 전의산은 확고부동한 주축 타자가 됐다.

그러나 전의산은 후반기에 많이 흔들렸다. 전반기 28경기서 타율 0.341 7홈런 24타점 19득점, 후반기 43경기서 타율 0.194 5홈런 20타점 16득점이다. 전반기 103타석에서 25차례 삼진을 당했으나 후반기 150타석에서 54차례 삼진을 당했다.

여기에 1루 수비에서도 몇 차례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일이 있었다. 구단 유튜브를 보면 전의산은 이후 눈물까지 흘렸고, 몇몇 선배들로부터 장난기 섞인 놀림도 받는 등 아직 저연차 선수라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이제 확고한 주전 1루수가 아니다. 김원형 감독은 좌투수가 나오면 전의산 대신 최주환을 1루수로 기용하고 김성현을 2루수로 투입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전의산이 어떻게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일부분 성과도 낸다는 점이다.


우선 수비연습을 많이 하면서 포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최근 전의산은 수비에서 실수가 거의 없다. 타격에선 여전히 고전 중인 건 맞다. 타석을 거듭할수록 결국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전의산도 나름의 계산을 하고 들어간다. 적어도 위축된 심리를 극복해가는 모습이다.

24일 인천 두산전서는 오랜만에 2안타를 쳤다. 그날 경기 후 전의산은 “이진영 타격코치님과 함께 운동을 많이 했다. 가볍게 치려고 한다. 최근 감각이 조금씩 올라온다. 그동안 힘을 많이 들여서 치려는 욕심이 있었다”라고 했다.

역시 변화구에 의식하려다 뒤로 밀린 타격 포인트를 다시 앞으로 조정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인드의 변화다. 이진영 코치는 최근 전의산에게 “충분히 잘 해왔고, 잘 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담을 줄여라. 편하게 해라. 결과보다 과정에 신경 써라”고 했다.

이 말은 맞다. 기본적으로 전의산이 과도한 부담을 가질 이유는 없다. SSG는 베테랑들의 팀이고, 그들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어야 한다. 전의산은 형들의 우산 속에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역할만 하면 된다. 매일 출루 1~2차례만 해도 충분하다. 또, 심리적 부담부터 줄여야 본인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배들도 전의산에게 많은 격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의산은 “우리 팀에 잘 하는 선배님이 많다. 본 받을 점이 많다. 하루 빨리 감을 찾아서 잘 하고 싶은데 굳이 그것도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했다. 선배님들만 믿고 가겠다”라고 했다. 때로는 기술적 조언보다 정신적 위로가 필요하다. 전의산이 이 케이스다.

[전의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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