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모아 10년 기부..고순남 할머니의 이웃사랑
[KBS 대구] [앵커]
어려운 형편에도 본인보다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기초연금을 모아 기부한 어르신이 있습니다.
남을 도울 때 가장 행복하다는 고순남 할머니를 박진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한 할머니가 동네 구석구석을 꼼꼼히 청소합니다.
안동에 사는 올해 76살 고순남 할머니입니다.
이렇게 매주 세 차례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한 달에 27만 원을 받습니다.
할머니가 사는 곳은 지어진 지 50년 된 낡은 건물 속, 10제곱미터도 안되는 작은 쪽방입니다.
오랜 전 일을 하다 손에 장애까지 입은 할머니, 넉넉지 않은 형편에 홀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할머니가 집중 호우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성금 2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고순남/안동시 서구동 : "갑자기 물벼락을 맞은 걸 보고 눈물이 나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래서 노인 일자리 참여한 통장을 정리해보니 213만 원이에요."]
할머니의 이웃돕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0년 동안 공공 일자리 참여와 기초연금으로 받은 돈을 조금씩 모아 매년 기부를 이어온 겁니다.
지금까지 기부한 성금만 천만 원에 달합니다.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에게 자신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때마다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팥죽 장사를 시작했는데, 지난 겨울 쪽방촌 주민에게 팥죽 100그릇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고순남/안동시 서구동 : "내 마음이 날아가는 것 같아요. 기분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가, 내려놓고 날아가는 새처럼 기분이 좋아요. 할 수 있으면 해야죠. 불우이웃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지."]
할머니의 선행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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