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첫 女총리 탄생 임박..유럽 권력, 속속 여성 품으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25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 결과 극우성향의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최다 득표를 하면서, 이 정당을 이끌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45) 대표가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유럽 주요국 수반 자리가 속속 여성 정치인들로 채워지면서 유럽 최고위 권력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 현상이 최근 들어 더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멜로니 대표의 FdI가 주축이 된 이탈리아 우파 연합의 총선 승리를 계기로 유럽 각국을 이끌고 있는 여성 대통령과 총리들을 소개했다.
일단 유럽에서는 27개 국가들의 연합체인 유럽연합(EU)의 수장인 EU 집행위원장도 2019년부터 여성인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63)이 맡고 있다.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68) 전 총리가 지난해 올라프 숄츠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까지 16년 동안 국정을 이끌며 독일은 물론 유럽 전체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국에서는 이달 6일 리즈 트러스(47) 외무부 장관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국 헌정사상 마거릿 대처와 테리사 메이에 이어 내각 수장에 오른 세 번째 여성으로 기록된 트러스 신임 총리는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의 복장까지 따라 할 정도로 그를 롤모델로 삼아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프랑스에서는 연임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5월 정부를 함께 이끌 파트너로 엘리자베스 보른(61) 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프랑스에서 여성이 총리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1992년까지 내각을 통할했던 에디트 크레송 이후 30년 만이다.
최근 '광란의 파티' 영상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핀란드의 산나 마린(37) 총리 역시 여성이다. 그는 2019년 34살로 최연소이자 최초 여성 총리라는 두 개의 수식어를 달고 선출됐다.
덴마크의 경우 2019년 사회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 총리직에 오른 메테 프레데릭센 당 대표(44)가 당시 41세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여성으로서는 헬레 토르닝-슈미트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였다.
에스토니아는 '투톱'이 모두 여성이다. 케르스티 칼률라이드(52) 대통령은 2016년 당선돼 첫 여성 행정부 수반에 올랐다.
카야 칼라스(45) 총리 역시 2021년 유리천장을 깨며 자리를 꿰찼다. 특히 그의 부친도 2002년부터 3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바 있다.
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5) 그리스 대통령은 최고행정법원장을 지내던 2020년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지명되며 최초의 여성 국가 원수가 됐다.
의원내각제인 그리스에서는 그간 대통령이 다소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그쳤지만,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의 경우 사법부 수장까지 거친 경력을 토대로 더욱 실질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월 취임한 노바크 커털린(44) 헝가리 대통령도 자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최연소 국가수반이다.
잉그리다 시모니테(47) 리투아니아 총리는 2020년 12월부터 임기 수행 중이다.
리투아니아의 경우 '발트해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66) 전 총리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 집권하는 등 여성 리더십의 전통이 강한 편이라고 AFP 통신은 부연했다.
이밖에 2019년 여성으로서 처음 슬로바키아 대권을 거머쥔 주자나 차푸토바(48) 대통령, 스웨덴에서 중도좌파 연합정부를 이끌어오다 최근 우파연합 승리로 사퇴를 선언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5) 총리 등이 있다.
살로메 주라비쉬빌리(72) 조지아 대통령,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6) 아이슬란드 총리, 비오사 오스마니(40) 코소보 대통령, 몰도바의 마이아 산두(50) 대통령과 나탈리아 가브릴리타(45) 총리, 동성애를 '커밍아웃'한 아나 브르나비치(46) 세르비아 총리 등도 모두 여성 정치 지도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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