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한화에 팔린다 '2조원에'
대주주 산업은행 등 MOU 체결
경영권 감안 땐 '헐값' 논란 나와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21년 만에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2조원어치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한화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한화는 2008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결렬된 바 있어 13년 만에 대우조선 인수에 재도전하게 됐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한화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이 총 2조원을 투자할 경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최대주주(지분율 49.3%)가 된다. 산업은행 지분율은 55.7%에서 28.2%로 낮아진다.
최종 투자자는 경쟁입찰 절차(스토킹호스) 이후 확정된다. 산은은 약 3주간 한화 외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입찰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참여사가 있으면 한화와 함께 최대 6주간 상세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산은은 이날 대우조선과 한화의 MOU 체결을 앞두고 다른 국내 기업들을 접촉했고, 기업결합 이슈가 있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은 입찰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인 만큼 다른 참여사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산은은 이르면 연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종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헐값매각 논란도 제기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2조원은 너무 싸다는 얘기다.
인수 소식 보도에 대우조선 주가 13.4% 급등
대우조선이 발행할 신주는 보통주 1억443만8643주이다. 이날 대우조선은 전 거래일보다 2950원(13.41%) 상승한 2만4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조6057억원어치다. 전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해도 2조2977억원에 이른다.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가 불거진 2015년 이후에만 구조조정에 한도대출을 제외하고 4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번 방안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강 회장은 “가중평균 주가 등 공정가 평가 기준에 따라 유상증자 가격을 주당 1만905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이 21년간 대우조선 대주주로 있었고, 그동안 기업가치는 하락해 지난해 1조7000억원, 올 상반기 6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향후 대우조선 여신이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전환되고, 현재 2만원대에 머물러 있는 주가가 매입 당시 가격인 4만원 근방으로 오르면 투입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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