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1431원..증시 3% 폭락
코스닥 5% 넘게 하락 700선 붕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여진이 지속되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까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이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2원 급등했고,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0원 오른 달러당 1431.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9.7원 오른 1419.0원에 개장한 뒤 곧바로 1420원대에 진입했다. 이후에도 계속 오름폭을 키우더니 오후 1시10분을 지나면서 1430원까지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선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17일(고가 기준 1436.0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이다. 장중 한때 1434.8원까지 오르면서 상승폭을 25.5원까지 키우기도 했다.
증시도 경기침체 공포를 피하지 못하고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7월27일(2217.86)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6.99포인트(5.07%) 떨어진 692.37에 마감해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이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도 2020년 6월15일(693.15) 이후 2년3개월여 만이다.
특히 약세장에서도 매수 우위를 지켜왔던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5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36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80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주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강한 긴축 의지를 밝힌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주말 영국 정부가 약 70조원 규모의 감세 정책을 내놓으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것이 달러화 강세를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는 FOMC나 미국 물가 등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 지표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낙폭이 확대돼 하단에 대한 두려움이 매운 커진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단이 열렸고,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윤주·박채영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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