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중 화물열차 26일 운행 재개됐다"

코로나 중단 이후 5개월 만에
'방역 승리' 선언 북, 중에 요청
방역물품·식량 등 운반 추측

압록강 건너는 중국발 화물열차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출발한 화물열차가 26일 북한 신의주로 가는 중조우의교를 지나가고 있다. 단둥 | 연합뉴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이 26일 재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중단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정황을 감안해볼 때 오늘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물자를 실은 화물열차 10여량이 이날 오전 7시43분쯤(현지시간) 단둥에서 출발해 중조우의교를 거쳐 신의주로 향했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8월 운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1월16일 재개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단둥이 전면 봉쇄되자 지난 4월29일 운행을 다시 멈췄다.

북한은 지난달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후 중국 측에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최대 비상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이후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북한 내부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연말에 경제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북·중 교역을 통해 보충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빠르게 북·중 교역 재개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에서 화물열차가 넘어와 물자를 싣고 돌아가는 순서와 달리 이날 화물열차는 단둥에서 물자를 적재한 채 출발했다. 지난 4월 운행 중단 당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열차가 먼저 운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북·중 화물열차를 통해 방역물품과 식량, 소비재, 원자재 등이 북한에 전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방역 강화와 각종 전염병 치료, 식량 수급, 소비품 생산 등은 올해 북한 당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다.

특히 북한이 화물열차편으로 코로나19 백신과 각종 전염병 치료제 등을 전달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보낸 어린이 혼합백신 29만6000회분 이상이 지난 2월 북·중 화물열차로 북한에 전달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