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우정권 출범에 유럽 반응 엇갈려.."우려" vs "환영"
독일 극우당 "북쪽에는 스웨덴, 남쪽에는 이탈리아..좌파는 옛이야기"
(베를린·파리=연합뉴스) 이율 현혜란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극우 성향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주축이 된 우파연합이 조기 총선에서 승리한 데 대해 유럽연합(EU)과 독일, 프랑스 등의 기성 정치권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에, 유럽 내 극우 정당들은 환호했고, EU 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 헝가리나 폴란드 총리는 당선 직후 축하 인사를 건넸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연합의 과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탈리아에서 낙태권을 비롯한 인권이 존중받는지에 관심을 두겠다고 말했다.
보른 총리는 이날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l) 등의 승리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관한 질문에 "이탈리아인들의 민주적인 선택에 논평하지 않겠다"면서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함께 특히 낙태할 권리 등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오늘날처럼 불확실한 시기에 포퓰리즘은 항상 득세했지만, 아주 복잡한 문제에 단순하고 단기적인 해답을 했기에 언제나 재앙이라는 같은 방식으로 끝났다"고 평가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유럽의회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으로 법무장관을 지낸 카타리나 바렐리 유럽의회 부의장은 멜로니의 승리를 "우려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는 디벨트에 "멜로니는 정치적 본보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라며 "멜로니가 선거운동용 립서비스로 유럽을 위한다고 하는데, 이는 그가 유럽의 건설적인 공동행동에 위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독일 기독민주당(CDU) 소속 위르겐 하르트 연방의원은 dpa통신에 "멜로니의 공개적인 파시스트적 발언과 소속 정당의 머리가 쭈뼛 서게 만드는 입장이 극도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주의와 소수자 배제는 더는 유럽에서 뿌리내릴 수 없다"면서 "독일과 브뤼셀에서 새 이탈리아 정부는 대러 제재나 이탈리아 경제 재건 등 유럽의 미래에 대한 공헌에 따라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환호했다.
지난 4월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이탈리아인들이 애국적이고 자주적인 정부를 선택했다"고 평했다.
르펜 대표는 트위터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와 또 다른 극우 성향의 동맹(Lega)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반민주적이고 오만한 EU의 위협에 저항했다"며 축하를 건넸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는 트위터에 "조르자 멜로니가 자랑스럽고 자유로운 유럽의 주권국가가 모두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승리를 축하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베아트릭스 폰 슈토르히 의원은 트위터에 "우리는 이탈리아와 함께 환호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소속 말테 카우프만은 "이탈리아를 위해 좋은 날이자, 유럽을 위해 좋은 날"이라며 스웨덴에서도 극우정당이 당선된 것과 관련, "북쪽에는 스웨덴, 남쪽에는 이탈리아: 좌파 정권은 옛날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정책 노선에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 폴란드와 헝가리 총리는 멜로니에게 바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트위터에 "축하한다"고 올렸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측근은 "우리는 유럽에 관한 미래상과 공동행동을 나누는 친구가 그 어떤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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