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형 아니라서 안 통해? 타이거즈 외인 원투펀치, PS 대반전 '많관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반전이다. KIA가 5강 탈락 최대위기서 벗어나 다시 안정권에 접어든 건 결국 외국인 원투펀치의 존재감 덕분이다.
KIA가 9연패 이후 NC와의 원정 3연전 2승1패에 이어 25일 대구 삼성전마저 잡았다. NC는 25일 창원 KT전서 패배했다. 이제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KIA는 잔여 8경기를 모두 잡으면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한다. 반면 NC는 잔여 11경기를 모두 이겨도 KIA가 8전 전승하면 가을야구에 못 간다.
KIA의 경기력은 최근 한창 안 풀렸던 9연패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조금씩 살아날 조짐이다. 특히 25일 경기를 잡은 건 션 놀린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놀린은 이날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놀린은 9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34, 후반기 11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맹활약한다. 파노니는 놀린보다 더 좋다. 12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1.99다. 9월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0.
KIA가 후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놀린-파노니 체제로 외국인투수진을 정비하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게 사실이다. KIA는 단순히 5위 사수를 넘어 포스트시즌서도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하는 팀이다. 그렇다면 놀린과 파노니로는 약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다.
두 투수가 구위형이 아닌 전형적인 피네스 피처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0km 초반에 불과하다. 대신 제구력과 피치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사실 전통적으로 포스트시즌은 150km 이상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면, 그 팀이 시리즈의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많았다. KIA만 해도 2017년 헥터 노에시, 2009년 아귈리노 로페즈라는 구위형 에이스들이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짝을 이뤘다.
그러나 지금까지 놀린과 파노니가 보여준 모습이라면 잔여경기와 포스트시즌에도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비록 두 사람이 NC와의 3연전에 나간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최소한 경기흐름을 잡아주지 못했다면 KIA가 더 무너졌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오히려 타선과 불펜의 난맥상에 승수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KIA가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건 아니다. 그러나 놀린과 파노니가 까다롭다는 외부 평가는 여기저기서 들린다. 실제 투수 출신 타 구단 한 감독은 “몇번 더 상대하면 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제구가 좋아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파노니의 경우 패스트볼을 고집하다 포수 박동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위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절묘한 조화로 크로스스텝에 의한 디셉션 효과도 극대화한다.
KIA가 이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면 놀린과 파노니가 가을야구의 편견을 깰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두 사람이 토종 에이스 양현종, 이의리 등과 시너지를 내면 KIA가 포스트시즌서 의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놀린(위), 파노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