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현역 국회의원 '공천자격시험' 추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 부적격 기준을 강화하는 공천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6·1 지방선거 때 도입한 ‘PPAT’(People Power Aptitude Tes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에게 확대하고, 집행유예 이상 형을 확정받은 경우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방안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공천 혁신안을 의결했다.
혁신위는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대상자를 현행 광역·기초의원 출마 후보자에서 국회의원·기초단체장·광역단체장 출마 후보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후보로 공직 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이는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통과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시행을 전담하는 별도의 기구를 설치해서 세부적 내용은 거기서 결정하는 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혁신안은 당 의결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당내에서는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대상을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까지 확대하는 것을 두고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있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최 위원장은 “일부 혁신위원들 중에서는 국회의원까지 확대하는 것에 당내 반발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견이 있었다”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최소한 이런 정도의 자질을 갖춘 분들을 공직후보자로 추천하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마지막에서는 의견이 다 모아졌다”고 말했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심에 부합하는 행보”라며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PPAT로 부르지 말아 달라.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라고 네이밍(이름)을 정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이 전 대표가 6·1 지방선거 다음날 띄운 조직이다. 배현진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고,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다. 이 때문에 PPAT 명칭 변경은 이 전 대표 지우기라는 해석도 있다. 최 위원장은 ‘PPAT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은 이 전 대표와의 거리두기 전략인 것이냐’는 질문에 “제도의 취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죄명과 관계 없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확정받았거나 공천 신청 당시 하급심(1·2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은 이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특히 성범죄,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뺑소니, 음주운전의 경우에는 벌금형만 받아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성범죄, 여기에는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스토킹범죄나 음란물 유포 등도 포함된다”며 “아동 및 청소년 관련 범죄, 소위 말하는 뺑소니로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도주치사상, 유기도주치사상)나 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는 벌금형만 있더라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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