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과 자회사 양날개로 우주로 날아오른다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조… 국가 항공·우주 중추
든든한 민수·방위산업 자회사들도 성장성에 날개 달아
계열사 시너지 모아 ‘K-스페이스 시대’ 대표기업 될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해 올해까지 약 90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해온 대한민국 유일의 국가대표 가스터빈 엔진 제조기업이다.
그동안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수리온 헬기 등 각종 전투기 및 헬기 엔진과 해군 함정용 엔진은 물론 한국형 위성발사체 누리호 엔진 등을 맡아 국가 항공·우주산업에 이바지해왔다.
이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엔진 부품 사업에도 진출해 세계 3대 엔진 제작사(OEM)인 미국 GE,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미국 P&W 등의 핵심 파트너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그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5년 GE와의 LEAP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과, P&W사와 엔진 국제공동개발(RSP)사업 참여에 이어 2019년 영국 롤스로이스사와의 대형 계약에 이르기까지 장기적 사업 파트너로 격상돼 글로벌 시장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RSP 프로그램은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애프터 마켓(AM)까지 엔진사업 전체의 리스크와 실적을 참여 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이다. 고부가 가치 제품을 장기적으로 공급하며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항공기 엔진부품 사업자’로 성장하는 역사적인 도약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최근에는 세계 3대 엔진 제조사로부터 연 이은 대형 수주에 성공해왔다. 2019년 P&W와 약 17억달러(한화 1조9000억원 상당) 규모의 최첨단 GTF엔진 장기 부품 공급권을 획득한 데 이어 롤스로이스사 및 GE와 각각 10억달러(1조2000억원), 3억달러(3500억원) 수주에 잇달아 성공했다. 올해 들어 GE와 3.2억달러(3600억원)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항공엔진사업 수주잔고만 약 24조원에 이르는 든든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놓고 있다.
나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국내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위성 사업으로 첫 진출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양사의 역량을 집중하면 국내외 우주산업의 위성분야에서 많은 사업확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위성사업 관련,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KSLV-2)’ 액체로켓엔진 개발을 맡고 있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위성 탑재체인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EO·IR) 등 구성품 제작 기술과 위성안테나, 통신단말기 등 지상체 부문 일부 사업도 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통해 국내외 우주 위성 사업 부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소형위성에 대한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갖고 있는 플랫폼을 이용, 위성 사업의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세계 무대에서 사업 역량과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며 “항공·우주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한화는 지난 3월“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허브를 이끄는 역할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맡는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허브의 중심이다.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주)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최근 한화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쎄트렉아이 측도 향후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단기적으로 우주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통신·항법 위성, 우주 에너지, 우주 자원 채굴, 우주 쓰레기 수거, 우주 탐사 참여 등을 구상 중”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 우주산업을 선도하는 K-스페이스 시대 대표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민수 자회사인 한화테크윈은 올해 AI,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등 메가트렌드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장비판매를 넘어 고객이 원하는 보안 환경을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동계산대, 무인매장 등 영상보안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한화파워시스템은 그린 에너지로 대표되는 수소 경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8월 LS ELECTRIC, 두산퓨얼셀, 한화자산운용과‘도시가스사 대상 연료전지 연계형 감압발전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한화정밀기계는 최근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SMT(Surface Mount Technology) 수요도 같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2020년 9월 글로벌 반도체회사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후공정 핵심 장비인 다이 본더를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다. 그동안 기존 90% 이상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반도체 장비를 성공한 사례로 2019년 정부가 발표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이후 국내 반도체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방산 자회사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방산분야에서, 화력, 기동, 대공, 무인화 체계 분야에 특화된 종합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는 자주도하장비 사업 수주 등 내수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지속하고 있다. 호주 K9 자주포 사업 수주와 함께 미래형 궤도장갑차 획득사업(LAND400 3단계), 인도 대공무기체계 획득사업(SPAD-GMS) 등 추가적인 해외 수출이 성사된다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은 5400억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전투체계 및 다기능레이다 개발 ’사업, 1300억 규모의 ‘한국형 합동전술데이터링크 체계(JTDLS) 완성형 체계개발’ 사업 등 2020년 대규모 방산사업을 수주해내며 5년 연속 수주실적 1조원을 초과 달성해 방산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서울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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