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박유현 DQ연구소 대표 '달러 강세와 글로벌 표준'

고광본 선임기자 2022. 9. 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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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통화 패권으로 세계 경제 쥐락펴락
미국·영국 등 서구가 만든 질서만 따르기보다는
DQ(디지털 지능)처럼 글로벌 표준 선점 나서야
박유현 DQ연구소 대표
[서울경제]

“미국에 가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지를 증명하시지요.” “한국에서는 그런 국제적인 비전은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무슨 힘이 있어서 글로벌 표준을 만듭니까?”

필자가 디지털 역량과 안전의 글로벌 표준을 한국에서 선도하자고 했을 때, 한국을 대표하는 엘리트 경제인이, 정부 고위 관료가, 대학의 총장이 필자에게 했던 말들이다.

“왜 안 돼지요?” 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이었다.

현실적으로 그분들의 말씀이 그렇게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 대부분의 글로벌 표준은 미국, 영국 등 서방 세계의 몫이었다. 제1차 산업혁명부터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니,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그리고 그 나라가,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 역시 당연하기 때문이다. 결국 필자도 디지털 역량에 대한 DQ(디지털 지능) 글로벌 표준을 세계경제포럼(WE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기전자학회(IEEE) 미국 기관을 통해 인정받았으니 말이다.

미국 금융 패권은 금융·통화의 글로벌 표준인 미국 달러에서 온다.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는 미국의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이다. 9월 24일 현재 1달러는 1,422.8원이다. 앞으로도 미 연준이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상승을 예고하고 있으니, 환율이 어떻게 더 얼마나 오를지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렇듯 글로벌 표준이 움직이면 모든 나라의 금융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듯 글로벌 패권은 각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잡는 것으로 결정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더이상 글로벌 표준은 미국과 영국의 것이 아니다. 현재 전 세계의 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각 나라들은 글로벌 표준을 잡기 위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얼마전 미래 배양육에 대한 식품기술 (Food Technology)의 글로벌 표준을 이끄는 허브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필자가 기획하는 에듀테크 시장에 대한 글로벌 표준에도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크립토 자산에 대한 라이센스에 대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핀테크 글로벌 표준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럼 각 국의 정부가 이를 리드하면 되는가? 그렇지만도 않다. 글로벌 표준을 만들기 위한 국제적으로, 다자간의 협력을 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엔의 지속가능한발전 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2030년까지 다음 세대를 위해 가난, 건강, 교육, 기후 변화, 에너지등의 지상 난제들을 공동의 노력으로 퇴치하자는 큰 비전을 가지고 전 세계의 국가 리더와 기업인들을 독려해왔다. 친환경·사회적 가치·공정경제(ESG)는 기업 경영과 투자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언제부턴가 ESG의 어젠다를 기업의 책임경영의 표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물론 ESG는 UN 국제기구의 어젠더이지만, 그 ESG의 생각의 시작은 어쩌면 1994년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의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사람, 이익, 지구’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영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제 시스템 전체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글로벌 표준은 소수 즉 몇 사람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 비전과 믿음은 말 그대로 시작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글로벌 안목을 가져야 한다. 더 이상 남이 짠 판에서 움직이지 말고, 판을 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배포와 리더십을 가져야 하고, 국제적 감각을 가진 전문가들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생태계(eco-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안된다. 못한다. 우리 주제에···’라는 식의 말은 거절했으면 한다. 앞으로 10년, 대한민국이 새로운 패권국가가 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자.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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