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신당역 살인' 피해자 '위험성 없음' 판단..제도 구멍
[앵커]
'신당역 스토킹 보복 살인' 사건 관련 속보입니다.
피해자가 지난해 10월, 경찰에 전주환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고 신변보호 요청을 했는데요.
당시 경찰은 피해자를 상대로 '위험성 체크 리스트'라는 걸 작성했는데 "위험이 없거나 낮다"며 가장 낮은 단계로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호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당역 사건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불법 촬영과 협박 혐의로 전주환을 처음 고소했습니다.
2019년부터 전주환으로부터 350여 차례에 걸쳐 '만나달라'는 등의 일방적인 연락을 받고, 불법 촬영물을 빌미로 협박까지 받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피해자를 상대로 '위험성 판단 체크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스토킹 범죄 위험성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건데, 경찰은 '위험성 없음 또는 낮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위험성 평가 3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였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을 듣고 체크 리스트 항목을 점검한 결과,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이 활용한 '체크 리스트' 서식과 안내 지침입니다.
피해자나 가족 구성원이 폭행과 협박, 신체 제한, 성 폭력을 당한 사실이 있는지를 가장 처음 묻도록 돼 있습니다.
두 항목 모두 '없음'이거나 있더라도 반복될 우려가 낮은 경우, 또 협박만 한 경우엔 '위험성 없음 또는 낮음'으로 판단하라고 돼 있습니다.
즉, 신당역 피해자의 경우 물리적 위협을 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성이 없거나 낮다고 봤던 겁니다.
단 한 차례의 체크 리스트 작성만으로 범죄 위험을 판단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성만/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 "가해자의 심리 상태가 언제나 동일한 것이 아니고, 변화할 수 있고 또 증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수시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야 되고요."]
경찰도 현재의 '위험성 체크 리스트'로는 실제 위험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서수민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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