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찾은 대우조선, K조선 부활시킬까
저가 수주 출혈경쟁 줄이고
장기적 역할분담 기대커져
◆ 대우조선 매각 ◆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시장을 다시 석권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기준으로 한국은 1192만CGT(43%)를 수주해 중국(1235만CGT·45%)과 전 세계 선박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8월만 보면 한국(41%)이 중국(54%)에 밀리는 등 최근 고전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이에 따라 작년에 이어 또다시 중국에 세계 1위를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추진됨에 따라 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업 생태계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그리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벌였던 '저가 수주'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은 단기 실적을 올리는 데 급급했던 나머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선박 건조 비용을 발주처에 저렴하게 제시해왔다. 그러다 보니 배를 많이 만들어도 이익이 적어 수주 실적 개선에도 모든 조선사가 조단위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후발업체 진입을 막기 위해선 전략적 저가 수주가 필요할 수 있지만,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이 이를 주도했다는 게 문제"라며 "한화가 인수하게 되면 무리한 경영으로 시장이 혼탁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사 간 주력 선종이 다시 차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과거에는 현대중공업의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의 시추선(드릴십),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식으로 각 조선사들이 수주를 집중하는 분야가 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친환경·탄소중립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LNG선 발주에 집중하고 있다.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선(17만4000㎥ 기준) 가격은 2020년 12월 1억8600만달러를 찍은 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지난달엔 2억4000만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다 보니 모든 조선사가 LNG선 수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고, 기업 간 역할분담도 무의미해졌다. 한국은 1~8월 전 세계서 발주된 LNG선 111척 중 83척(75%)을 수주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가 잠수함·구축함 등 특수선 건조 능력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요가 더욱 확대될 LNG·수소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 중 하나가 조선업"이라며 "한화가 특수선 사업만 인수했다면 모를까, 상선·해양플랜트까지 품은 상황에서 당장 역할분담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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