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소각 두배 늘었지만.."약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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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들이 하락장 속에서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 친화 방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상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목적은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며 "올 들어 이어진 증시 하향세로 인해 많은 기업이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 주가 부양 효과가 있지만, 증시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 자체를 극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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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현대모비스 등은 소각
잇달아 주주 친화정책 내놔도
주가는 반짝 상승 후 고꾸라져
"탄탄한 실적·꾸준한 정책 필요"
상장회사들이 하락장 속에서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 친화 방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주가 부양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전략만으로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주주 친화 전략을 펼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두 배 ‘급등’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올 들어(1월 1일~9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 건수를 분석한 결과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 건수는 총 390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7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매입 후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나온 자사주 소각 공시 건수는 총 43건이다. 작년 같은 기간(22건)의 두 배에 육박한다.
주가가 연일 고꾸라지면서 기업들의 주가 방어 의지가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3000에 육박했던 코스피지수는 22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만 5% 넘게 급락하며 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상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목적은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며 “올 들어 이어진 증시 하향세로 인해 많은 기업이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 유통 물량이 감소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소각은 기업이 자사주를 되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주주 친화 방안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꾸준한 친화정책이 중요”
기업들이 주가 방어를 위한 방안을 서둘러 꺼내 들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 이날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에이텍은 삼성증권과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오히려 전일 대비 3.88% 내렸다. 엠게임도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공시했지만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자사주 소각도 통하지 않긴 마찬가지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일 1499억9992만원어치 주식을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당일 2.7% 올랐지만, 다음날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10% 넘게 내렸다. 현대모비스, 휴마시스, 대아티아이 등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다른 기업들도 공시 이후 1주일간 주가가 떨어졌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숱한 악재 탓에 주주 친화 방안의 효과가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환율은 13년6개월 만에 1430원을 돌파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원어치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속적인 통화 긴축 우려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부진한 상황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 주가 부양 효과가 있지만, 증시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 자체를 극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주주 친화 전략을 펼치는 기업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가 대표적이다. KB금융은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3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했다. 올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7%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장비 기업 테크윙도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소각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 넘게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 연구원은 “탄탄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사주 소각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나 매입한 자사주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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