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협력기금 관리부실 '심각'..35년간 부정 제재 고작 10건뿐
수은, 지원사업 문제 나와도
기업에 각서 받고 자체 종결
공적개발 유상 원조 사업에 쓰이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를 일으킨 기업의 임의각서만 받고 문제를 일단락한 사례도 있는 등 주무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의 관리 역량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출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87년 이후 35년간 EDCF의 부정부패 제재 건수는 1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입찰서류 허위 기재가 6건이었으며 입찰 진행 방해, 안전조치 미이행, 하도급 계약 위반 등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제재 건수가 10건에 그친 데 대해 홍 의원은 "지난 35년간 부정부패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당국의 감독과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며 "EDCF 업무를 위탁 수행해온 수출입은행이 계약 성사에만 몰두하느라 반부패 관리 감독에 취약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제재 현황을 보면 2012년 이전 제재 내역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제재는 3~6개월 사업 참여 제한에 그쳤다. 특히 10건 중 3건은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임의각서를 받고 '셀프 제재'로 마무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셀프 제재로 마무리한 사례 중에서는 아예 제재 내역에 기록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2010년 몽골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준비 미흡과 사업비 부족으로 사업을 중단시키고 계약을 해지한 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해당 기업에서 '1년간 자발적 참여 제한' 각서만 받고 문제를 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의 관리가 부실하다 보니 EDCF 지원을 받는 국가들이 직접 부정행위를 적발해 자체적으로 제재를 가하거나 요구해 오는 실정이라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2014년 인도네시아 카리안댐 건설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입찰 진행을 방해해 현지 당국이 우리 정부에 제재를 요청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제재를 하려면 입찰 당사자의 확인서면이 필요해 인도네시아 당국에 우리가 먼저 서면을 요구한 것"이라며 "우리가 모르던 것을 인도네시아 당국이 제재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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