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막혀있는 청구 전산화..잠자는 실손보험금만 7400억
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10년 넘게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내면서도 한 번도 보험금을 청구한 적이 없다.
이씨는 "크게 아플 일이 없어서 병원에 가봤자 6800원, 8500원 이런 식으로 1만원 미만의 진료비가 나온다"며 "병원에서 수수료 내고, 서류 떼고, 보험사에 제출하는 게 번거로워 한 번도 청구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소액이고 귀찮아서 청구하지 않은 실손보험금이 지난 3년간 7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와 당국이 몇 년째 추진 중인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의료계의 반대로 막혀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2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금 통계와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 현황, 보험금 청구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실손보험 지급 가능액은 37조5700억원인 데 반해 실제 지급 보험금은 36조8300억원에 그쳤다. 윤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가 전산화됐다면 차액인 7400억원을 고객이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진료 내역상 올해 실손보험 지급 가능액은 13조55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실제 지급한 보험금은 13조2600억원이었다.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었다면 실손 가입자들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약 2900억원이다.
실손보험 고객은 최근 3년치를 신청할 수 있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1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 5000원 이상부터, 2세대부터는 1만~3만원 이상이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소액을 자주 청구하면 내년에 갱신되지 않거나 보험료가 오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오해다. 실손보험은 아무리 많이 청구해도 100% 갱신할 수 있고, 내가 많이 청구한다고 해도 전체 보험료에 전가되는 구조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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