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 소녀, 싱글맘..이탈리아 첫 여성총리 멜로니 누구
'강한 이탈리아' 내세워 집권
보호무역 회귀·EU 분열 우려
스웨덴이어 이탈리아까지
유럽 뒤흔드는 극우 열풍
러시아 제재 균열 가능성
세 정당은 지난 7월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반면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은 25.5∼29.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 등으로 불리는 멜로니 대표를 앞세운 극우 정권의 출현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과 국제 정세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 이탈리아'를 표방하는 멜로니 대표가 집권함에 따라 이탈리아에서는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대러시아 제재 반대, 동성애자 권리 후퇴, EU 분열 등이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시선이 있다.
멜로니 대표는 자신에 대한 불신의 시선을 의식해 "EU 탈퇴는 미친 짓"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친유럽적인 양의 탈은 쓴 멜로니 대표가 일단 집권하면 민족주의의 송곳니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우파 연합의 승리 요인은 민생고에 지친 유권자들의 지지다. 이탈리아는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9.0% 상승해 7월 8.4%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탈리아 극우 세력은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과 구매력 감소라는 유권자들의 좌절감을 선거전에서 활용했다. FdI는 지난해 2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거국 내각을 구성할 때 유일하게 야당으로 남았다.
프랑스와 스웨덴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돌풍이 확인되면서 EU 협력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의 유럽의회 의원인 군나르 베크는 CNN에 "물가 급등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악재가 더해졌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하면서 유럽 시민들은 그들의 정부와 EU 체제에 불만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멜로니 대표가 보육원 무상화, 어린이 수당 증액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고 CNN은 평가했다. 극우 세력이 성장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민과 난민에 적대적인 정서도 이들의 성장을 도왔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해 유럽의 관문 국가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정서가 강하다.
멜로니 대표는 최근 아프리카 이주민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난민에 대한 분노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연결했다.
다만 멜로니 대표가 곧바로 자신의 극우 본능을 드러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 정책에 협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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