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미혼모..15살에 극우정당 가입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거듭난 조르자 멜로니(45)는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을 이끌고 이번 선거에서 파란을 주도했다. 로마 출신인 멜로니는 1977년 1월 사르데냐 출신 아버지와 시칠리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회계사로 활동한 그의 아버지는 멜로니가 11세 때 가족들을 두고 카나리아 제도로 떠났다. 어머니는 생계 유지를 위해 다양한 일을 했고, 멜로니 역시 바텐더부터 육아 돌보미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멜로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아버지 없이 자란 멜로니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마르코 마르실리오 이탈리아 아브루초주지사는 "멜로니는 자신의 인격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싸우는 법을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멜로니는 1992년 15세의 나이로 당시 유일한 우파 정당이었던 이탈리아사회운동(MSI) 청년조직에 가입했다. 이는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설립한 극우 정당이다. 이후 1995년 MSI가 해산되면서 이는 민족동맹(AN)으로 계승됐고, 멜로니는 AN 청년운동의 회장을 맡았다. 수년간 활동을 이어간 멜로니는 29세가 되던 해인 2006년 의회에 입성한 뒤 2012년 극우 정당인 FdI를 창당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멜로니는 언론인 안드레아 잠브루노와의 사이에서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멜로니의 FdI는 2018년 총선에서 4.5%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후 '신, 조국, 가족'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유럽연합(EU) 회의주의, 성소수자 반대 및 낙태권 축소, 반이민 정책 등을 앞세우면서 지지율을 꾸준히 상승시켰다. 멜로니는 지난 6월 열린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 집회에서 "자연스러운 가정에는 찬성이지만 성소수자들의 로비에는 반대한다" "대량 이민에 반대하고 안전한 국경에 찬성한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총선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그동안 EU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멜로니는 중도적인 태도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고 러시아로부터 침공 당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에로 이그나치 볼로냐대 석좌교수는 "멜로니 발언의 톤은 바뀌었지만 그 안에 위장 전술이 숨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박민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국 아시아서 가장 위험"…`제2 IMF` 경고 쏟아지는 이유
- 러 학교서 `무차별 총격` 학생 등 13명 사망
- "이 총 들고 전쟁터 나가라니"…`고철` 받은 러 징집병 화났다
- 파시스트 소녀, 싱글맘…이탈리아 첫 여성총리 멜로니 누구
- 러 위협에…美 "핵무기 사용땐 강력 대응"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카카오식 AI ‘카나나’…시장은 냉혹했다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취업비리X전처·전여친 사생활 폭로 파문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