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대우조선 '민간 주인찾기'로 국민 손실 최소화"[일문일답]
더 좋은 조건 제시 회사에도 기회
외국자본 단독 인수 허용 안해
연내 본계약, 내년 상반기 거래종료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산업은행이 26일 대우조선해양 우선인수권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한 가운데,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의 ‘민간 주인찾기’가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산은은 지난 21년간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로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 기업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했다”며 “(대우조선해양)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 경영 효율화를 할 수 있는 ‘민간 추인찾기’로 정상화하는 게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경영 및 재무 역량이 검증된 국내 대기업 계열에 투자 의향을 타진한 결과 한화그룹이 인수 의향을 표명했다”며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해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 규모의 미래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민간 대주주 등장으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국내 조선업 질적 성장으로 유도함으로써 한국 조선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최종 인수하면 조선업 ‘빅3’ 체제가 유지되는데, 수주 단가 저하 우려는 없나.
△두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겠다.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됨으로 인해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조선업을 영위하지 않은 제3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두번째로 그동안 저가 수주 논란이 없지 않았고, 일정 부분 대우조선해양이 산은 지원을 받는 형태로 있었다. 저가수주 현상이 발생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간 대주주가 경영하면 그러한 수주단가 저하 문제는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산은의 공적자금 회수방안은.
△언론에서 통상 공적자금이라고 표현하지만 저희가 공적자금이라고 하면 예금보험공사와 캠코가 발행한 채권을 기반으로 조성한 자금을 말한다. 산은이 지원한 건 법적 의미의 공적자금은 아니다. 저희 투자는 1차적으로 신규자금 2조6000억원, 출자전환 1조8000억원, 2차로 한도대출 1조4500억원, 출자전환 3000억원이 있었다. 이를 합하면 신규자금 기준 한도대출까지 합해 4조1000억원 정도다. 그리고 현재 저희 손실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중 현재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게 1조6000억원이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요주의 여신에서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1조6000억원 대부분이 이익으로 환원된다. 대우조선해양이 민간기업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현재 2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주식 가격이 더 오르면, 투입한 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가격 2조원의 구체적으로 산출 기준은 뭔가. 이행강제금은 이번에도 있나.
△2조원이 계산된 건 증권 발행 공시 규정에 따라 기존 주가에서 10% 할인 가격으로 유상증자로 계산했다. 구체적인 산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과거 1개월 가중평균 주가 등을 고려했다. 최종 1만5150원을 유상증자 가격으로 확정했다. 이행강제금 조항은 없지만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한화 측이 무효화할 수 있는 한두 제안을 했다. 이는 한화 측에서 실사한 후 실제로 우발 채무가 상당한 금액이 발생하는 경우 한화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지만, 통상적인 의미에선 상호 의무 준수 규정으로 대체하려 한다.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이 있다. 통매각은 산은이 원하는 기조로 아는데, 한화도 동의했나.
△오늘 제가 발표한 건 스토킹호스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건 한화가 우선협상자가 됐다는 의미고, 일정기간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오퍼를 주는 기업을 기다릴 예정이다. 한화 이외 다른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와 계약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조건이 우선협상대상자라는 것이지, 한화가 최종인수대상자는 아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제반 여건을 고려하면 지난 21년간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로 있었지만 기업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했다.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6000억원 손실이 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 경영 효율화를 할 수 있는 민간 주인찾기로 정상화하는 게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두번째로 통매각과 분리매각의 경우 한화 측과 처음부터 얘기할 때 통매각을 전제로 했다.
-한화 이외에 인수의향을 타진한 곳은 있었나. 김승연 회장과 회동했는지, 만났다면 어떤 의견을 공유했나.
△제조업 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 그룹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우리나라 가능한 대부분 그룹을 다 접촉했다. 김승연 회장과 만남 여부를 밝히는 건 부적절한 거 같다. 다양한 방법으로 한화그룹이 인수 의사와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경영 효율화가 필요할텐데, 구조조정과 관련한 협의는 어느정도 진행됐나.
△한화그룹이 인수를 확정하면 다양한 경영 효율화 조치를 취할 것이다. 경영 효율성 강화 주체는 한화그룹일 것이다.
-해외 경쟁당국 승인 문제는 없나. MOU 체결 후 거래절차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해외 경쟁당국에서 일반적인 결합심사가 약 10여개국 정도에서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는 조선 관련 포트폴리오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기업 결합 이슈는 적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스토킹호스 과정 말씀드렸다. 한화가 제시한 조건이 2조 유상증자다. 저희가 앞으로 내일(27일)부터 3주간 LOI(입찰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인수의사가 있는 회사가 있다면 접수하고, 그 이후 해당 회사와 한화그룹이 동시에 상세 실사하게 된다. 실사는 4주간 하고 필요시 2주를 추가로 할 수 있다. LOI 접수 회사가 한화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한화 측에 동일한 조건을 수용할 수 있느냐 묻고, 나중에 들어온 회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한화가 수용하면 (우선인수 협상권은) 한화에 있게 되는 것이다.
-거래종결일부터 5년간 금융지원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한화그룹이 2조원 신규자금을 투입해 소요자금, 예상 유동성을 확충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 정상화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지원이) 대우조선해양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이러한 지원으로 채권회수 가능성, 주식가격 회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했다.
-LOI 모집시 해외기업도 참여 가능한가.
△해외기업이 단독으로 주체가 되는 건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엔 자격을 안 주려 한다. 기업 결합 이슈에 의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경우 두 회사가 입찰하면 종결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두 회사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이 주체가 되고 FI로 외국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허용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경영권을 가지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교체가 가능할 듯한데, 산은도 관여하나.
△이번 투자 유치의 기본 성격을 생각하면, 한화그룹이 책임 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한화그룹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저희 지분이 28%에 이르게 될 것이어서 사외이사 파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 효율성 강화 주체는 한화그룹일 것”이라고 했는데, 한화 측이 대규모 노동자 구조조정 시에도 이를 인정할 계획인지.
△가정해서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일감이 많이 몰려 잇는 상태여서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없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또 오늘 한화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단순한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수출 확대로 대우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의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조선 기자재와 하청 제작 업체 등 지역 뿌리산업과도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돼있다. (한화 측이) 이러한 제반요건을 고려해 잘 처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계약은 언제까지 완료할 목표인가.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여러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예상하고 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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