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장 "대우조선, 민간서 정상화하는 게 국민 피해 최소화"

김형섭 2022. 9. 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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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통매각 대가로 한화그룹에 주는 것은 없어…한화가 전제한 것"
"조선업 없는 투자자 인수가 유일한 방법…저가수주 사라질 것"
"해외 경쟁당국서 결합심사 10여개 있을 것…기업결합 이슈 적어"
"한화그룹 의사 존중하지만 우리도 대우조선 경영 참여 검토 중"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 위해 노력…내년 상반기 거래종결 예상"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9.26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최홍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한화그룹으로 매각키로 한 것을 놓고 '헐값 매각'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R&D 투자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민간 주인을 찾아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 매각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그룹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는 것이고 일정 기간 통해 한화그룹을 뛰어넘는 더 좋은 오퍼를 한 기업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우리가 이 딜을 진행하면서 계획된대로 된다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제반 여건을 고려헀을 때 21년 간 산은이 대우조선 대주주로 있었고 2015년 부실화 이후 7년 정도 산은 품에 있었으나 기업가치가 하락했고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6000억원 손실이 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통매각 방식으로 인수하는 대신 대가를 주기로 한 게 있었냐는 질문에는 "한화그룹에서 통매각 전제 하에 이야기를 진행한 것"이라며 "통매각을 두고 어떤 대가를 주고 하는 것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후 불발 후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조선업 '빅3' 체제가 유지된 데 대해서는 "해외 경쟁당국 반대로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됨으로써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며 "따라서 조선업을 영위하지 않는 제3의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향이 인수합병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 수주 문제도 산은의 품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간 대주주가 경영하게 되면 그런 저가수주 문제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우리 조선업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대우조선에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산은이 공적자금으로 투입한 금액을 다 합치면 4조1000억원 정도 되는데 현재 저희 손실은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대우조선이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대부분 이익으로 환원될 것이다. 민간 기업이 (대우조선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서 주식가격이 더 많이 올라간다면 투입 금액이 상당 부분 회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09.26. amin2@newsis.com

한화그룹의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대금을 2조원으로 측정한 데 대해서는 "기준 주가에서 10%를 할인하는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계산했다. 구체적 산식은 1개월 가중 평균 주가 등을 통해 만들었다"며 "최종적으로 1주당 1만5150원을 유상증자 가격으로 확정했다"고 답했다.

이행강제금 조항과 관련해서는 "이번에는 이행강제금 조항은 없다. 다만 한화 측이 이번 계약이 무효화될 수 있는 경우를 제안했는데 한화 측에서 실사를 해봤는데 실제적으로 우발채무가 발생할 경우 한화 측에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통상적인 계약에서 상호 의무 준수 규정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화 그룹 외에 다른 기업의 매각 의사 타진 여부에 대해서는 "제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 그룹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말하기보다 가능한 모든 그룹을 접촉했다"며 "김승연 회장과의 회동 여부는 협상의 구체적 내용이라서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한화의 인수 의사가 있고 의지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당시 발목을 잡았던 해외 경쟁당국 심사와 관련해서는 "해외 경쟁당국에서 일반 결합심사가 10여개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이 결합에 관한 논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처럼 동일한 업종 간 결합이 아니라서 기업결합 이슈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실시키로 한 경쟁입찰에 외국기업도 참여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해외 기업이 단독으로 (입찰의) 주체가 되기에는 어렵다"며 "대우조선은 LNG에 국가적 핵심기술을 많이 갖고 있고 방산에도 국가 기술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에는 (입찰 기회를) 주지 않을 예정"이라며 "한국기업이 주체가 되고 FI(재무적투자자)로 들어오면 허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9.26. amin2@newsis.com

한화그룹으로의 대우조선 매각이 완료된 시점으로부터 5년 간 금융지원도 유지키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화그룹이 2조원 신규자금을 투입해서 정상화하는 과정을 지원한다는 것"이라며 "한화가 인수한 대우조선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채권 회수 가능성, 주식가격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5년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2대 주주가 되는 산은의 향후 대우조선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한화그룹이 책임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한화그룹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우리도 지분이 21.8%에 이르는데 경영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구조조정과 노조 반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한화그룹이 인수를 확정지으면 다양한 경영효율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경영권이 매각된 상태에서 경영권 효율화 주체는 한화"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대우조선은 일감이 많이 몰려 있는 상태다.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늘 한화그룹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단순한 이익창출을 넘어 일자리와 수출 확대로 경남·거제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기자재·하청업체와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매각 작업 마무리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예상 기한은 또 다른 입찰자가 나오느냐 안나오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딜 킬로징'(거래종결)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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